이야기舍廊/에세이

아재에게

취몽인 2019. 9. 30. 14:22

 

 

 

시절 꼴이 우습다는 건 나도 동감하는 바입니다. 페이스북이 여러 사람이 참여하는 네트웤이지만

 

사사로운 공간이기도 하다 생각합니다. 왜냐하면 오랜 시간 페북 활동을 하면서 서로의 취향과

가치관이 비슷한 사람들끼리 모여지는 공간이 되기도하기 때문입니다.

 

나만 해도 페친이 4천명이 넘는데 친구를 맺는 기준이 시인이나 예술가, 진보적인 크리스찬,

 

그리고 아재가 좌빨이라고 말하는 친민주 계열 사람들로 정해두고 그에 맞지 않아 서로 논쟁이

벌어질 수 있는 사람들은 배제해 왔습니다.

 

모든 사안과 담론에는 당연히 의견이 나뉩니다. 그리고 그 나뉜 사람들끼리 토론을 하고, 좀 더

 

올바른 결론을 얻기 위한 노력을 해야한다는 아재의 말도 맞습니다. 하지만 현재의 페이스북은

아재가 말하는 토론의 장으로는 적절치 못한 곳입니다. 그 이유는 위에 언급한 대로, 각자가 연대하고

소통하는 기준을 어느 정도 배타적으로 설정하고 있는 곳이 페이스북 커뮤니티 공간이기 때문입니다.

 

내가 올린 글이나, 내가 링크한 글들이 아재 견해와 당연히 틀릴 수 있습니다. 하지만 내 페이스북

타임라인은 나와 비슷한 성향의 사람들이 주로 보고 있는 관계로 아재의 반론 또는 조소가 담긴 댓글은

그 사람들과 논쟁을 불러일으킬 가능성이 큽니다내가 아재와 페이스북 친구를 끊은 가장 큰 이유입니다.

 

 

내 페친 중에는 아재 이상으로 내 견해에 반대하는 친구들도 꽤 있습니다.

내가 대구 사람이니 내 친구의 많은 수가 대구 사람들 아니겠습니까? 그들과는 페친 관계를 무리 없이

 

유지합니다. 이유는 친구로서 서로의 입장을 배려하고 예의를 지키기 때문입니다. 함께 만나 술을 마셔도

정치 이야기는 애써 안합니다. 그 따위 보다는 친구가 소중하기 때문이라 생각합니다.

 

 

페절한 일 때문에 화가 나셨다면 위와 같은 이유를 생각하셔서 별 오해는 없으셨으면 합니다.

 

따로 만날 일이 있어도 이런 이야기는 안했으면 합니다. 정치, 종교 이야기로 정신을 소모하기에는 관계가

아깝습니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아재는 내게 외5촌 당숙 아저씨입니다. 우리 어머니의 사촌 형제시지요. 우리는 어릴 적 같이 자라왔지만

어느덧 예순을 바라보는 적지 않은 나이입니다. 촌수가 낮다고 말을 함부로 하는 건 어른의 예가 아닌 것 같습니다.

 

나는 아재보다 가난하게 살았지만 절대 패배주의자는 아닙니다. 실패한 적은 있었지만 패배하지 않았고

 

아재보다 못한 생을 살고 있다 생각하지도 않습니다. 그 또한 아재의 큰 오해임을 알려드리고 싶습니다.

 

 

190930

 

'이야기舍廊 > 에세이' 카테고리의 다른 글

구피 가족  (0) 2019.11.21
출근  (0) 2019.10.18
무력한 의지  (0) 2019.04.30
제대로 된 詩人  (0) 2019.04.28
단순하게 살자  (0) 2019.01.0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