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舍廊/時調

과녁

취몽인 2019. 10. 8. 17:40

 

과녁

 

 

 

한 평생 옮겨 다니며

그 많은 살들 다 받았다

그저 그 곳에 놓였을 뿐

어떤 적의도 없었는데

고통은 산발로 꽂혀 온 몸 가득 목숨 자국

 

이제는 잊혀져

잡풀 우거진 이 언덕 위

청홍 빛깔 바랜 채

기우뚱 흔들리는데

바람 몇 공연히 불어 아문 상처 들춘다

 

이젠 움찔할 한 마디

배포마저 사라지고

등 뒤를 버티고 선

오랜 벗에 기댈뿐이니

저 멀리 있는 그대여 노려보지 마시라



191008 퇴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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