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舍廊/時調

발목

취몽인 2019. 11. 19. 13:37



발목




천 년 세월

버틴 절집 모퉁이 닳은 주춧돌 본다


기둥 휘고 공포 낡아도

땅 딛은 발목 단단한데


풍상 낀

처마 아래로

곡진 어린 얼굴이 깊다


고작 몇 십 년

주름  몇 가닥 희끗한 귀밑머리 


세상 때 낀 입성으로 비척비척 고개 드니


추녀끝

빈 바람 따라

풍경 소리 흩어지네


한 움큼

종아리로 버티는 게 힘들다고


자꾸만 꺽이는 발목 디밀어 하소연해도


주춧돌

곰보 얼굴은

그저 웃고만 있다네



191119 전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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