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舍廊/時調

오래된 평화

취몽인 2019. 12. 4. 11:39

 

 

오래된 평화

 

 

늙은 나무의 밑둥이

오래된 흙과 만나는 곳

그곳은 경계

하지만 아무 경계가 없는 곳

 

무연히 서로 이어져 나무이고 흙이고

 

아래로 위로 옆으로

나무는 늘 천천히 걷고

흙은 언제나 그 자리에

덮어주고 밀어주고

 

평화를 이루었나니 서로 웃고 있다네

 

세상 어느 곳에서

저렇게 아무렇지 않게

간결히 부둥켜 안은

평화를 볼 수 있을까

 

먼 바람 한 점 불어와  쓰다듬고 떠나네

 

191204/한국시조문학 18,19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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