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舍廊/時調

곡주사

취몽인 2019. 11. 27. 15:41




곡주사 哭呪士




Y 뒤편 

염매시장 지린내 나던 뒷골목

목 꺽인 주전자에

막걸리 넘치던

곡주사

오래된 기억 한 사발 있었다


분노와 두려움을

휘휘 저어 들이키다

중앙파출소 최루탄 터지면 뛰쳐나가던

그 시절

형과 누나들 토악질이 굳은 곳


무한이형 끌려가기 전

이것 저것 모조리 잡혀

기억 끝까지 취했는데

그러고는 끝이었는데

아직도 남아있다네 곡주사 그 간판이


생각해보면

그 시절 난 찌그러진 막걸리잔

치열한 선배들 피 토하는 발밑에서

막걸리

얻어 먹으려 침 흘리던 부뚜막 개


반월당은 넓어졌지만

늙은 Y 안색은 누추한데

형우형, 준이형은 제주에서 노래하고

예뻤던

연제누나는 어디에서 뭘할까?


191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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