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경리선생
왠지 선생이라고만 부르면 무례를 끼치는 것 같아
선생님이라 불러야할 것 같은 분.
25년 걸려 토지 全 5부를 써내신 소설의 대가이시지만
시도 꾸준히 쓰셨다는데..
여든 넘어 돌아가시기 전에 살아온 길 돌아보며
소소하게 쓰신 시들을 이제는 그도 이 세상이 사람이
아닌 따님이 모아 시집으로 엮었다는 유고 시집.
사람은 그 살아온 발자국이 크건 적건
떠날 즈음에는 뒤를 깊이 돌아보는가 보다
어머니, 할머니, 아버지에 대한 새삼스런 묘사들을
읽으며 그런 일들은 좀 미리미리 할 수도 있겠다
생각을 했다.
타인 앞에 내놓은 나의 성취는 얼마나 보잘것 없는
것인가? 넘어설 마지막 고개 아래서 돌아본 뒤는
그저 부질없고
돌아가 내 먹을 양식 땅 파서 거두며 깊고 단순히
살고싶다는 그 깨달음은 왜 끝에서만 얻게 되는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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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 잘하는 사내
다시 태어나면
무엇이 되고 싶은가
젊은 눈망울들
나를 바라보며 물었다
다시 태어나면
일 잘하는 사내를 만나
깊고 깊은 산골에서
농사짓고 살고 싶다
내 대답
돌아가는 길에
그들은 울었다고 전해 들었다
왜 울었을까
홀로 살다 홀로 남은
팔십 노구의 외로운 처지
그것이 안쓰러워 울었을까
저마다 맺힌 한이 있어 울었을까
아니야 아니야 그렇지 않을 거야
누구나 본질을 향한 회귀본능
누구나 순리에 대한 그리움
그것 때문에 울었을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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