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야기舍廊/책과 문화 읽기

상처받지 않을 권리 / 강신주

취몽인 2020. 6. 13. 13:44

장자를 읽기 위해 강신주를 읽었다. 장자는 잠깐 두고 강신주를 좀 더 읽기로 한다. 책 읽기의 길 잃기는 가끔 이런 식으로 나를 몰고간다. 즐거운 미로라 생각한다.

노자가 권력을 유지하는 정치철학을 설파했다는 강신주의 주장에 잠깐 난감 했다. 하지만 그럴 수 있다 생각한다. 진정한 정의. 약한 자들을 위한 철학. 그 부분에 나름 일관된 성찰을 보이고 있는 강신주이고 이 책도 그 범주에 속한다.

'자본주의의 진정한 목적은 또 다른 소비를 위해 다시 노동하게 하는 데 있다. 소비와 노동이라는 다람쥐 쳇바퀴 같은 삶의 굴레를 돌려야만 자본주의는 번영하고 발전할 수 있다.'

강신주 특유의 짝짓기를 통한 논리 전개는 이 책에도 어김없이 적용되고 있다. 그 밖에 시인과 철학자의 짝짓기라는 전형도 여전하다. 그 커플들의 미션은 아래와 같다.

큰 주제는 잘 알려진대로..
'우리는 산업자본에 고용되어 수많은 상품을 만들어낸다. 그리고 노동의 대가로 얻은 임금을 자신과 이웃이 만들어낸 상품들을 구매하는데 사용한다. 산업자본의 소비전략을 통해 결국 자신이 만든 상품을 스스로 구매하는 것이다. 노동자가 동시에 소비자라는 사실, 노동자가 자신이 만든 물건을 자신의 임금가치보다 훨씬 더 비싸게 소비하도록 만드는 치밀한 구조.. 이것이 바로 자본주의가 멈추지 않고 작동하는 핵심 비밀이다.'

이하는 그 전략을 수행하기 위한 전술들을 따져보는 노력들.


1. 李想과 게오르그 짐멜,
삶이 자본주의와 도시로부터 얼마나 많은 영향을 받는가?

2. 보들레르와 발터 벤야민,
유행, 매춘 따위의 자본주의적 삶의 편린 살펴보기

'억압받는 사람들에게 역사는 전혀 진보한 적이 없다. 억압의 양상만이 달라졌을 뿐이다.'

'상류계급이 하류계급, 좀 더 정확하게는 중간 계급으로부터 스스로를 구별 지으려는 노력이 바로 패션을 구성한다. ……. 패션은 끊임없이 해체되기 때문에 항상 새롭게 세워지는 장벽이다.'
--- 예링 Rudolf von Jhering

3. 미셀트루니에와 브르디외,
자본주의로 각인된 우리의 내면세계 살펴보기

부르디외의 '아비투스' : 행위자 내면에 만들어진 습관적 구조, 전자본주의의 아비투스는 '미래가 없는 사람의 아비투스' 자본주의의 아비투스는 '미래의 가능성을 지향하는 아비투스'.

취향의 계급성. 자신의 생활양식이 진정한 가치가 있으며, 다른 생활양식은 무가치하거나 저열하다는 생각을 사람들은 가지고 있다. 그것은 특정 생활양식을 강요하려는 아비투스적 욕망이다.

4. 유하와 보드리야르,
소비사회의 유혹적 논리와 탈출 가능성

인간의 원초적 허영심을 정확히 꿰뚫어 본 것이 바로 산업자본주의다. 인간의 허영심을 자극해서 지갑을 열게 하지 못하면, 산업자본은 잉여가치를 획득할 수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