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舍廊/~2021습작

갈피

취몽인 2020. 7. 31. 13:04
갈피

시집을 읽을 때면
읽다 어떤 詩에 마음이 좋으면
아랫쪽 갈피를 접어둔다
책을 접는게
책한테는 좀 미안하지만
그렇게 마음의 표시를 하는일이 좋다
한번 다 읽고나면
접은 詩들을 다시 한번 읽는다
접은 詩를 다시 펴는 일은 없다
세상일과는 다르게
한번 좋은 詩가 싫어진 일은 잘 없다
나중에 더 나이들어
오래 끼고 다닐 시집 열 권만 고를때
책장의 시집들 뒤집어
제일 많이 접힌 시집 열 권 고르면 되겠다
그러면 접힌 시집한테도
좀 덜 미안하겠지

2007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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