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야기舍廊/책과 문화 읽기

폭력이란 무엇인가 / 슬라보예 지젝

취몽인 2020. 9. 10. 08: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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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번 읽어봐야지 별르던 지젝을 내가 천착하는 주제인 '폭력'으로 처음 만나게 돼서 반갑다.

선한 자에 대한 심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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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으로 나오라, 우리는
그대가 좋은 사람이라고 들었다.
그대는 매수되지 않지만,
집을 내리치는 번개 또한
매수되지 않는다.
그대는 그대가 했던 말을 지켰다.
그러나 어떤 말을 했는가?
그대는 정직하고, 자기 의견을 말한다.
어떤 의견인가?
그대는 용감하다.
누구에게 대항하는 용기인가?
그대는 현명하다.
누구를 위한 현명함인가?
그대는 자신의 개인적 이익을 돌보지 않는다.
그렇다면 그대는 누구의 이익을 돌보는가?
그대는 좋은 친구이다.
그대는 좋은 사람들에게도 좋은 친구인가?

이제 우리의 말을 들으라, 우리는
그대가 우리의 적임을 안다. 그런 이유로 우리는
이제 그대를 벽앞에 세우리라. 그러나 그대의 미덕과 장점들을 고려하여
우리는 그대를 좋은 벽 앞에 세우고 그대를
좋은 총의 좋은 탄환으로 쏠 것이며 그대를
좋은 삽으로 좋은 땅에 묻어 주리라.

-베르톨트 브레히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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슬라예브 지젝의 '폭력' 속에 인용된 브레히트의 詩. 지젝은 빌 게이츠 같은, 자본주의 시스템 속에서 폭력을 행사해 돈을 벌고 그 돈으로 자선과 공헌에 힘을 쏟는 이들을 '자유주의적 공산주의자'라고 말한다.
착한 일을 한다고 해서 그 힘을 만드는 폭력의 과정을 옹호해서는 안된다는..
심문 받아야할 선한 자들이라 말한다.

책 한 권 참 오래 걸려 읽었다.
읽어내는 힘이 떨어진 탓이 크고
대충 읽기 싫어 버틴 탓도 있다.

뭔 말인지는 알겠는데
머리 속에 정리는 잘 안 된다.

폭력이 아닌 척 하는 폭력.
다 이해하는 관용이라는 폭력.
신적인 폭력..

우리는 그런 폭력들에게 포섭, 세뇌되었다.
정신 똑바로 차리지 않으면
당신도 폭력의 피해자가 될 것이며
당신이 폭력이 될 것이다.

시간 좀 지나 독서 체력 회복되면 다시 읽기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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