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두 달
.
책상위에
아버지가 남긴 촛대에 촛불을 켜고
차마 치우지 못하는
어머니의 손지갑을 꺼낸다
삼십오년전
일본 출장길에 사서 드렸던
까만 가죽 손지갑은
겉이 닳고 한쪽 모퉁이가 터졌다
그 속에는
카드 두 장
쌈지돈 18,170원 그리고
집 주소와 전화번호가 적힌 메모지
떠나가는
스스로를 믿지 못해 남겨둔
돌아와야 할 곳
그 깊은 서러움이 들어 있다
벌써 두 달
까마득한 곳으로 가면서
그만 놓고 간
돌아올 주소와 비상금
그걸 들고
어둑한 기억의 촛불을 태운다
오랫 동안 버리지 못할
손때와 불안을
꼬깃 접어
너덜한 검은 지퍼를 닫고
맨 아래 서랍에 다시 넣어둔다
두 달 촛불도 끈다
201124
.두 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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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상위에
아버지가 남긴 촛대에 촛불을 켜고
차마 치우지 못하는
어머니의 손지갑을 꺼낸다
삼십오년전
일본 출장길에 사서 드렸던
까만 가죽 손지갑은
겉이 닳고 한쪽 모퉁이가 터졌다
그 속에는
카드 두 장
쌈지돈 18,170원 그리고
집 주소와 전화번호가 적힌 메모지
떠나가는
스스로를 믿지 못해 남겨둔
돌아와야 할 곳
그 깊은 서러움이 들어 있다
벌써 두 달
까마득한 곳으로 가면서
그만 놓고 간
돌아올 주소와 비상금
그걸 들고
어둑한 기억의 촛불을 태운다
오랫 동안 버리지 못할
손때와 불안을
꼬깃 접어
너덜한 검은 지퍼를 닫고
맨 아래 서랍에 다시 넣어둔다
두 달 촛불도 끈다
2011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