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舍廊/반고개 추억

반고개

취몽인 2021. 3. 7. 21:23
반고개

삽짝에서 희주 자슥이
배꼽마당에 가생하러 가자 불러쌌다
백구 친 이발 삯은
난중에 준답니더 달아놓고 쪼차가면
이구못에서 부리 오다리 하던 아들이
하마 한테 모디 있었다
대성이 누부가 오꼬시 한 반티 머리에 이고 가고
올캐바닥 하던 가시나들
항거씩 깨끔발로 쪼차가던 저녁답이면
어무이는 쌀 팔아 밥 안치고
아부지는
돼지고기 끊어 잔차 타고 만디를 넘어 오고
동생은 탁주 한 디 새빠지게 받아왔다
구극직물 댕기던 엉가야가
돈사온 고무신을 신고
다이루 바른 정지에 가서
지렁과 지름을 한 종바리에 담아오면
버쓱 짐에 싼 밥이 달았다
뒤딴 한 귀티 쪼글씨고 앉은 까만 강새이
고기 꾸버 묵는 내미에 애가 달고
멀리 벌씨로 캄캄해져가 무서븐 당산에선
얼라들 간 빼물라꼬
문디들 어씨 망케 댕기는 거 가탔다

2103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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