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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한 날
손님 하나 없던 한 주를 보내고
아내와의 쓸데없는 전쟁도 겨우 끝내고
촘촘히 쌓였던 술독도 거진 빠진
일요일 오후
둘째가 잠깐 다녀가고
첫째가 오고 있는 시간
햇볕 여전히 쨍한데 비가 내린다
동쪽 창 너머 호암산엔 쌍무지개가 걸렸는데
서쪽 창 하늘엔 석양이 타는
노을과 비와 무지개가 뒤섞인 풍경 사이
어쩌자고 나는
별로 좋아하지도 않은 두 시인
피고 최영미와 원고 고은의 두 시집을 읽고 있나
피고는 신란하고 원고는 선문답
서쪽엔 석양 동쪽엔 무지개
그 사이에 비 내리고
도대체 시는 왜 여기 있는지
210808
이상한 날
손님 하나 없던 한 주를 보내고
아내와의 쓸데없는 전쟁도 겨우 끝내고
촘촘히 쌓였던 술독도 거진 빠진
일요일 오후
둘째가 잠깐 다녀가고
첫째가 오고 있는 시간
햇볕 여전히 쨍한데 비가 내린다
동쪽 창 너머 호암산엔 쌍무지개가 걸렸는데
서쪽 창 하늘엔 석양이 타는
노을과 비와 무지개가 뒤섞인 풍경 사이
어쩌자고 나는
별로 좋아하지도 않은 두 시인
피고 최영미와 원고 고은의 두 시집을 읽고 있나
피고는 신란하고 원고는 선문답
서쪽엔 석양 동쪽엔 무지개
그 사이에 비 내리고
도대체 시는 왜 여기 있는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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