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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대
헤어진 여인보다 계단이 무서워
2층에서 내려올 때도 엘리베이터?
비 오는 날, 버스에 빈자리가 없으면
예술이고 나발이고 다 귀찮아
미술관 다녀온 걸 후회하고
축 늘어진 고기가 되어
손잡이에 매달려 흔들리면,
생이 총체적으로 흔들리지
그때 거절하지 않았다면.....
편안한 의자가 베스트 프렌드보다 간절하고
잇몸이 아프면 살기가 싫어져
- #최영미 <다시 오지 않는 것들>.이미출판사. 2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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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쟁을 시작한 시니컬리스트 시인이 전투 중에 펴낸 시집.
적은 막대하여 새 시집 내기도 만만찮았는지 스스로 출판사를 차려 펴낸 시집.
곳곳에 전투의 상처가 묻어 있어 오히려 詩들은 좀 싱거운 시집.
그러거나말거나 성깔 고운 시인도 늙어가고 있고, 더 늙은 영감 시인은 여전히 뻔뻔하니..
내가 거의 다 지나가는 중인 50,
무너지는 무릎과 잇몸보다 사는 일이 더 아픈 시인의 시집을 읽다보니 자꾸 화만 난다.
詩가 화를 부른다는 사실.
다 세상탓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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