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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용한 일
이도 저도 마땅치 않은 저녁
철이른 낙엽 하나 슬며시 곁에 내린다
그냥 있어볼 길밖에 없는 내 곁에
저도 말없이 그냥 있는다
고맙다
실은 이런 것이 고마운 일이다
-김사인시집 <가만히 좋아하는> 창비. 2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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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숙, 노가다, 가난 같은 조금은 헤진 삶을 더듬는 시인. 현재는 어느 대학에서 학생들을 가르친다는데. 왜 여직 모자란 풍경들이 그의 詩 위에서 궁상을 떨고있는지 궁금하다.
시인은 핍진한 자연의 표정들을 詩에 많이 담는다. 여뀌는 무슨 죄가 있어 그의 詩 속에서 서러울까?
누군가의 말처럼 시절의 뒤켠에 떨어져 늘 모자란 사람들, 풀들을 위로하는 것이 시인의 천명일까?
그럼에도 시집 한 권 속을 지나면 아린 가슴과 금간 슬픔들을 마음 속에 지닐 수 있게 하시니 그것이 시인의 깊은 목소리일지도.
고마운 일이다.
실은 이런 것이 고마운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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