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舍廊/時調
線의 목소리
눈 쌓인 산허리 가늘고 검은 길을
부호 같은 전깃줄 뚝뚝뚝 따라간다
먼 모롱
할 말을 참고 입 닦으며 사라지고
새 한 마리 떨어지다 아득하게 지워지고
하얀 집 하나 멍든 눈 끔뻑이며 바라보나니
그나마
없어지리라 내 선 자리 천지 한 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