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舍廊/2022습작

불모

취몽인 2022. 2. 23. 08: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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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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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 몇 편의 詩를 읽어도
옮기고 싶은
詩 한 편이 없는 아침이 있다.

모두 좋고
고개를 끄덕이게 하지만
잠깐 숨 멈추고 고개를 젖힐
詩 한 편이 없는 아침.

목까지
생활이 차오른 날이면
마음도 돌아서는지

덮어둔 시집 몇 권
그저 물끄러미 바라보는 아침

이 차가운 찻잔을 어찌 덥혀
다시
향기로운 詩 한잔을 담을까

202202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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