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21년 10/1
실업자 첫날.
추석이다. 어머니 돌아가신지 일 주일이다.
아직은 아무 것도 할 수 없고 할 일도 없다.
그저 불쑥불쑥 돋는 서러움 같은 것만 목구멍속으로 우겨넣기에 급급하다.
10/2
동생도, 아이들도 다 제 집으로 돌아가고 아내와 둘이 비빔냉면과 갈비탕을 사먹었다. 신호 위반 딱지를 뗐고 낮잠을 자지 않으려 애쓴다.
실업자에게 잠들지 못하는 밤은 견디기 힘든 고통이다.
아내와 개인택시 차량을 새것으로 살것인지 중고로 살것인지 의논했다. 새차를 사라한다. 평생 한번쯤은 새차를 탈 자격은 있다 말한다. 과연 그런가?
10/5
어머니는 법적으로 세상에서 말소되었다. 주민등록이 지워지고 호적은 여백이 되었다.
어머니 이름으로 진 빚을 갚았다. 어머니 이름으로 된 돈들은 법이 아직 인출을 허락하지 않았다.
실업급여 등록을 하고 동영상 교육을 받았다. 10월 20일쯤 첫 실업급여가 나올 것이다. 그리고 6개월,내 끼니는 그에 의지할 것이다. 퇴직금을 받을 계좌도 만들었다.
어머니는 완전히 떠나고 실업이 그 자리를 채운다.
10/6
고용안정센터 방문. 실업급여 신청.
실업자 자격 획득.^^
그리고 무력.
10/10
훌쩍 열흘이 갔다. 어머니 돌아가신 뒤 후속처리가 아직 마무리되지 않았다. 다음 주는 지나야 그 다음을 구체화할 수 있을 것 같다. 몸도 마음도 쉬 회복되지 않는다. 몇 가지 불확정의 상황이 피로를 더한다.
이건 나의 큰 약점 중 하나다.
그리고 무서운 사실 하나. 나는 빠르게 늙고 있는 것 같다. 여러머로..
10/12
어떤 출근
침대에서 일어나
한 걸음이면 출근이다
일곱 시 출근
오전에 다섯 시간 오후에 두 시간
책상에 앉아 일(?)한다.
나름 바쁘다.
일곱 권의 책을 나눠 읽고
뭔가를 쓰고
쉬는 시간에 커피도 마시고
업무 시작 전과 점심시간에는
가벼운 운동도 한다.
집에 있은 지 대략 50일.
그 사이 어머니가 돌아가셨고
빈 깡통같은 추석이 지나갔다.
지금은
가을이 가슴께까지 왔고
오전 실업 근무를 마칠 시간이다.
10/21
퇴직금과 실업급여가 같은 날 나왔다
자본의 절묘한 승계다
10/22
직장 생활 3개월부터 시작된
마이너스 인생,
물경 36년만에 똔똔이 되다.
잠시겠지만.
11/1
대구를 다녀왔다. 오래 안 선배들과 하룻밤을 보냈다. 소주와 시바스리걸과 마오타이를 오가며. 다음 날 저녁 찬홍을 만나기로 한 약속을 취소하고 서울로 돌아왔다. 이틀 연속 통음은 이젠 불가능하다. 가을이 내려오는 KTX 경부선 열차속에서 잠만 잤다. 잘 없는 일이다. 나는 얼마나 기차 창밖의 풍경을 좋아했던가?
피로가 온몸에 들어붙은채 11월이 왔다. 새로운 건 없다. 주중에 잔고를 털어 임플란트를 시작할 것이고 간밤에는 국수집을 시작하는 꿈을 꾸었으나 눈 떠 계산해보니 개꿈이었다. 이름만 남겨둔다. '비긴어게인' 발전시켜 '비 개인'.
가을비가 제법 많이 내린다. 아내와 가까운 곳에서 까르보나라와 돈가스를 나눠 먹고 깊은 낮잠을 잤다.
김연수의 단편을 읽고 어머니 죽음을 담은 소설 한 꼭지를 썼다. 살아계실 때 돌아가실 때를 가늠하며
시작한 글인데 그새 돌아가셨다. 시재가 뒤엉켰다. 되는 대로 써보고 나중에 다시 정리를 해야할 듯.
루틴은 내일부터 다시 시작하자. 아직 시간은 많다.
11/5
다시 루틴으로 돌아왔다. 아홉권의 책을 조금씩 읽고 시집 퇴고를 하고 사이사이 운동도 한다.
저녁 약속은 유혹과 인내 사이에서 계속 보류되고 있다. 비교적 잘 하고 있다.
11/13
휙 일주일이 지났다. 그새 섬 같지않은 섬을 다녀오고 밀린 술빚을 갚았다. 모자라는 채무는 손목 접질러 갚고. 이제 술빚은 그만 갚기로 한다. 재미도 없고 지갑도 얇다.
어제는 어머니 49제. 의미를 두지 않지만 굳이 세어보고 싶었다. 그들의 의례로도 어머니는 온전히 떠났겠지. 다음 주는 떠난 어머니의 88세 생일이 있다. 허무한 날짜들이다. 가을에 실려 어머니는 두터운 기억이 된다.
겨울이 오기 전에 일주일에 한 명만 보고 싶은 사람을 보자 마음 먹는다. 잎 다 지면 그 마음도 없어지리.
어젯밤 귀갓길 개인택시 운전사의 말. 육십쯤의 개인택시 기사들은 한 달에 오백은 벌어요. 훌륭한 비전이다. 곧 부자 되겠네
11/16
쌓인 시간이 제법 부담스럽다는 걸 요즘 느낀다.
시간이 없다. 너무 바쁘다 하는 말은 살면서 그리 많이 해보지 않았다. 일하는 손이 좀 빠른 편이기도 하고 천부적인 게으름이 일 자체를 많이 만들지 않는 탓도 있다. 평생 계획을 세우고 그 틀안에서 움직여야 불안하지 않은 소심함도 한 몫했을 것이다. 어쨌든 눈코 뜰새 없이 바쁘다는 상황은 내 평생에 손에 꼽을 정도였을 것이다.
두 달 반. 칩거하면서 빈 집에는 시간이 넘친다. 가끔 약속이 있어 나가지만 대부분 일 주일에 닷새는 집콕이다. 그러다보니 널린 시간의 무게와 싸우는 일이 제일 큰 일이다.
11/18
두번째 실업급여가 들어왔다. 168만원. 하루에 6만원, 4주 28일치다. 앞으로 한 달 이 돈이 어떻게 빠져나가는지 살펴봐야겠다.
돌아가신 어머니 생신이다. 뭘 해야하나? 아무 것도 할 것은 없는데 뭔가를 해야할 것 같은. 난감한 하루다.
11/26
어제는 일탈했다. 오늘 다시 루틴으로 돌아왔다. 3개월이 지났다. 손목은 여전히 아프지만 회복되고 있다. 손등을 새로 뎄다. 오른 손은 법석이다. 세상은 좀 더 격리중이고 나는 변함없다. 사흘 라면을 먹었다. 오늘은 밥을 먹자. 하지만 밥이 없다. 혼자 밥을 해서 먹기는 싫다. 낡은 아리스토텔레스는 낡았다. 설거지를 하고 다시 밥을 생각한다. 그냥 라면을 먹기로 한다. 김장 탓에 신김치가 없다. 라면이 주저하는 이유다. 오후엔 어머니를 그리자. 분홍색 웃는 얼굴로. 큰일이다. 라면만 먹어서.
12/9
지난 주부터 주식거래를 시작했다. 천만원 넣고 하루 삼만원 벌이 하자 맘 먹었다. 일주일만에 삼십만원 까먹었다. 시간도 피폐해졌다. 책이 읽히지 않고 글은 더 하다. 돈에 온 마음이 간 탓이다. 그래도 좀 더 해볼 생각이다. 삼월까지는 집에 있어야 하니 뭐라도 경제활동을 해야한다는 마음이다. 지금은 수업료 내고 있다 생각하자.
어제부터 왼쪽 오금이 아프다. 난생 처음 느끼는 통증이다. 기분이 좋지않다. 왼쪽이므로.
12/10
일요일에 아내와 일박이일 여행을 떠날 예정이다. 남들이 돌아오는 시간에 우리는 떠난다. 모두 떠난 동해 바다를 찾아 하룻밤 자고 올 것이다.
심심치 않게 재롱을 잘 떨어야할 텐데 걱정이다. 술 먹고 취하고 깨는 여행이 되지 않아야 한다.
12/12
내일 떠나는데 첫눈이 온단다. 코로나도 폭발하고..
9-13. 서울... 하조대 / 커피 한 잔. 간식.
14. 실로암 / 막국수. 감자전
15 롯데 리조트. 휴식. 산책.
18... 20. 외옹치항 / 회
20.. 21. 맥주. 야경
8. 산책. 커피
9. 체크아웃.,/ 해장 탕
10. 우체국.
11.. 14. 속초.. 서울
12/15
첫눈이 왔다 갔고 허튼 여행에서 돌아왔다. 바다는 엄혹했고 발목은 더 부실해서 몇 번인가 넘어졌다. 호사는 뜨거운 욕조에 누워 바다를 보는 일로 족했다. 잠깐을 위해 너무 많은 것이 필요했다. 아내에게 미안하다 사과한 건 여행의 큰 성과다.
세번째 실업급여를 신청했다. 주식은 아직 마이너스. 성경 한권을 다 읽었다.
시간은 더디게 그리고 빠르게 지나간다. 하루 치의 시간이 눈 앞에 두텁다. 오늘도 지나갈 것이고 내일은 꽁꽁 언 채 또 오겠지.
12/24
크리스마스 이브. 교회엔 예수만 있을듯.
뭔가를 써야한다는 강박이 피곤하다. 아무도 기다리지 않는다. 굳이 내 생각을 읽힐 필요는 전혀 없다. 그럼에도 뭘 써야한다는 이 쫓김은 말 그대로 강박.
희미한 존재감의 아우성이다. 좀 더 두고 보기로 한다. 제풀에 지칠 것이다.
택시의 시간이 시나브로 다가온다. 월요일엔 교육신청해야 한다. 경쟁이 유난할 듯. 그나마 다행인 건 내겐 삼개월의 유예기간이 있다는 것. 미확정을 견디기 힘들어 하는 성격이 유예기간보다 더 힘이 세다는 것이 문제. 답답하다.
2021년 10/1
실업자 첫날.
추석이다. 어머니 돌아가신지 일 주일이다.
아직은 아무 것도 할 수 없고 할 일도 없다.
그저 불쑥불쑥 돋는 서러움 같은 것만 목구멍속으로 우겨넣기에 급급하다.
10/2
동생도, 아이들도 다 제 집으로 돌아가고 아내와 둘이 비빔냉면과 갈비탕을 사먹었다. 신호 위반 딱지를 뗐고 낮잠을 자지 않으려 애쓴다.
실업자에게 잠들지 못하는 밤은 견디기 힘든 고통이다.
아내와 개인택시 차량을 새것으로 살것인지 중고로 살것인지 의논했다. 새차를 사라한다. 평생 한번쯤은 새차를 탈 자격은 있다 말한다. 과연 그런가?
10/5
어머니는 법적으로 세상에서 말소되었다. 주민등록이 지워지고 호적은 여백이 되었다.
어머니 이름으로 진 빚을 갚았다. 어머니 이름으로 된 돈들은 법이 아직 인출을 허락하지 않았다.
실업급여 등록을 하고 동영상 교육을 받았다. 10월 20일쯤 첫 실업급여가 나올 것이다. 그리고 6개월,내 끼니는 그에 의지할 것이다. 퇴직금을 받을 계좌도 만들었다.
어머니는 완전히 떠나고 실업이 그 자리를 채운다.
10/6
고용안정센터 방문. 실업급여 신청.
실업자 자격 획득.^^
그리고 무력.
10/10
훌쩍 열흘이 갔다. 어머니 돌아가신 뒤 후속처리가 아직 마무리되지 않았다. 다음 주는 지나야 그 다음을 구체화할 수 있을 것 같다. 몸도 마음도 쉬 회복되지 않는다. 몇 가지 불확정의 상황이 피로를 더한다.
이건 나의 큰 약점 중 하나다.
그리고 무서운 사실 하나. 나는 빠르게 늙고 있는 것 같다. 여러머로..
10/12
어떤 출근
침대에서 일어나
한 걸음이면 출근이다
일곱 시 출근
오전에 다섯 시간 오후에 두 시간
책상에 앉아 일(?)한다.
나름 바쁘다.
일곱 권의 책을 나눠 읽고
뭔가를 쓰고
쉬는 시간에 커피도 마시고
업무 시작 전과 점심시간에는
가벼운 운동도 한다.
집에 있은 지 대략 50일.
그 사이 어머니가 돌아가셨고
빈 깡통같은 추석이 지나갔다.
지금은
가을이 가슴께까지 왔고
오전 실업 근무를 마칠 시간이다.
10/21
퇴직금과 실업급여가 같은 날 나왔다
자본의 절묘한 승계다
10/22
직장 생활 3개월부터 시작된
마이너스 인생,
물경 36년만에 똔똔이 되다.
잠시겠지만.
11/1
대구를 다녀왔다. 오래 안 선배들과 하룻밤을 보냈다. 소주와 시바스리걸과 마오타이를 오가며. 다음 날 저녁 찬홍을 만나기로 한 약속을 취소하고 서울로 돌아왔다. 이틀 연속 통음은 이젠 불가능하다. 가을이 내려오는 KTX 경부선 열차속에서 잠만 잤다. 잘 없는 일이다. 나는 얼마나 기차 창밖의 풍경을 좋아했던가?
피로가 온몸에 들어붙은채 11월이 왔다. 새로운 건 없다. 주중에 잔고를 털어 임플란트를 시작할 것이고 간밤에는 국수집을 시작하는 꿈을 꾸었으나 눈 떠 계산해보니 개꿈이었다. 이름만 남겨둔다. '비긴어게인' 발전시켜 '비 개인'.
가을비가 제법 많이 내린다. 아내와 가까운 곳에서 까르보나라와 돈가스를 나눠 먹고 깊은 낮잠을 잤다.
김연수의 단편을 읽고 어머니 죽음을 담은 소설 한 꼭지를 썼다. 살아계실 때 돌아가실 때를 가늠하며
시작한 글인데 그새 돌아가셨다. 시재가 뒤엉켰다. 되는 대로 써보고 나중에 다시 정리를 해야할 듯.
루틴은 내일부터 다시 시작하자. 아직 시간은 많다.
11/5
다시 루틴으로 돌아왔다. 아홉권의 책을 조금씩 읽고 시집 퇴고를 하고 사이사이 운동도 한다.
저녁 약속은 유혹과 인내 사이에서 계속 보류되고 있다. 비교적 잘 하고 있다.
11/13
휙 일주일이 지났다. 그새 섬 같지않은 섬을 다녀오고 밀린 술빚을 갚았다. 모자라는 채무는 손목 접질러 갚고. 이제 술빚은 그만 갚기로 한다. 재미도 없고 지갑도 얇다.
어제는 어머니 49제. 의미를 두지 않지만 굳이 세어보고 싶었다. 그들의 의례로도 어머니는 온전히 떠났겠지. 다음 주는 떠난 어머니의 88세 생일이 있다. 허무한 날짜들이다. 가을에 실려 어머니는 두터운 기억이 된다.
겨울이 오기 전에 일주일에 한 명만 보고 싶은 사람을 보자 마음 먹는다. 잎 다 지면 그 마음도 없어지리.
어젯밤 귀갓길 개인택시 운전사의 말. 육십쯤의 개인택시 기사들은 한 달에 오백은 벌어요. 훌륭한 비전이다. 곧 부자 되겠네
11/16
쌓인 시간이 제법 부담스럽다는 걸 요즘 느낀다.
시간이 없다. 너무 바쁘다 하는 말은 살면서 그리 많이 해보지 않았다. 일하는 손이 좀 빠른 편이기도 하고 천부적인 게으름이 일 자체를 많이 만들지 않는 탓도 있다. 평생 계획을 세우고 그 틀안에서 움직여야 불안하지 않은 소심함도 한 몫했을 것이다. 어쨌든 눈코 뜰새 없이 바쁘다는 상황은 내 평생에 손에 꼽을 정도였을 것이다.
두 달 반. 칩거하면서 빈 집에는 시간이 넘친다. 가끔 약속이 있어 나가지만 대부분 일 주일에 닷새는 집콕이다. 그러다보니 널린 시간의 무게와 싸우는 일이 제일 큰 일이다.
11/18
두번째 실업급여가 들어왔다. 168만원. 하루에 6만원, 4주 28일치다. 앞으로 한 달 이 돈이 어떻게 빠져나가는지 살펴봐야겠다.
돌아가신 어머니 생신이다. 뭘 해야하나? 아무 것도 할 것은 없는데 뭔가를 해야할 것 같은. 난감한 하루다.
11/26
어제는 일탈했다. 오늘 다시 루틴으로 돌아왔다. 3개월이 지났다. 손목은 여전히 아프지만 회복되고 있다. 손등을 새로 뎄다. 오른 손은 법석이다. 세상은 좀 더 격리중이고 나는 변함없다. 사흘 라면을 먹었다. 오늘은 밥을 먹자. 하지만 밥이 없다. 혼자 밥을 해서 먹기는 싫다. 낡은 아리스토텔레스는 낡았다. 설거지를 하고 다시 밥을 생각한다. 그냥 라면을 먹기로 한다. 김장 탓에 신김치가 없다. 라면이 주저하는 이유다. 오후엔 어머니를 그리자. 분홍색 웃는 얼굴로. 큰일이다. 라면만 먹어서.
12/9
지난 주부터 주식거래를 시작했다. 천만원 넣고 하루 삼만원 벌이 하자 맘 먹었다. 일주일만에 삼십만원 까먹었다. 시간도 피폐해졌다. 책이 읽히지 않고 글은 더 하다. 돈에 온 마음이 간 탓이다. 그래도 좀 더 해볼 생각이다. 삼월까지는 집에 있어야 하니 뭐라도 경제활동을 해야한다는 마음이다. 지금은 수업료 내고 있다 생각하자.
어제부터 왼쪽 오금이 아프다. 난생 처음 느끼는 통증이다. 기분이 좋지않다. 왼쪽이므로.
12/10
일요일에 아내와 일박이일 여행을 떠날 예정이다. 남들이 돌아오는 시간에 우리는 떠난다. 모두 떠난 동해 바다를 찾아 하룻밤 자고 올 것이다.
심심치 않게 재롱을 잘 떨어야할 텐데 걱정이다. 술 먹고 취하고 깨는 여행이 되지 않아야 한다.
12/12
내일 떠나는데 첫눈이 온단다. 코로나도 폭발하고..
9-13. 서울... 하조대 / 커피 한 잔. 간식.
14. 실로암 / 막국수. 감자전
15 롯데 리조트. 휴식. 산책.
18... 20. 외옹치항 / 회
20.. 21. 맥주. 야경
8. 산책. 커피
9. 체크아웃.,/ 해장 탕
10. 우체국.
11.. 14. 속초.. 서울
12/15
첫눈이 왔다 갔고 허튼 여행에서 돌아왔다. 바다는 엄혹했고 발목은 더 부실해서 몇 번인가 넘어졌다. 호사는 뜨거운 욕조에 누워 바다를 보는 일로 족했다. 잠깐을 위해 너무 많은 것이 필요했다. 아내에게 미안하다 사과한 건 여행의 큰 성과다.
세번째 실업급여를 신청했다. 주식은 아직 마이너스. 성경 한권을 다 읽었다.
시간은 더디게 그리고 빠르게 지나간다. 하루 치의 시간이 눈 앞에 두텁다. 오늘도 지나갈 것이고 내일은 꽁꽁 언 채 또 오겠지.
12/24
크리스마스 이브. 교회엔 예수만 있을듯.
뭔가를 써야한다는 강박이 피곤하다. 아무도 기다리지 않는다. 굳이 내 생각을 읽힐 필요는 전혀 없다. 그럼에도 뭘 써야한다는 이 쫓김은 말 그대로 강박.
희미한 존재감의 아우성이다. 좀 더 두고 보기로 한다. 제풀에 지칠 것이다.
택시의 시간이 시나브로 다가온다. 월요일엔 교육신청해야 한다. 경쟁이 유난할 듯. 그나마 다행인 건 내겐 삼개월의 유예기간이 있다는 것. 미확정을 견디기 힘들어 하는 성격이 유예기간보다 더 힘이 세다는 것이 문제. 답답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