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양원에 계신 어머니 보청기를 어떻게 해드리지?
제대로 더위가 찾아온 칠 월의 첫 날입니다. 2022년은 아직 절반이나 남았습니다. 지금까지 뭔 가가 잘 이루어지지 않았다면 지금부터 다시 시작하면 됩니다. 6개월은 결코 짧은 시간이 아니니까요.
오늘은 며칠 전 저녁에 전화로 출장상담을 요청하신 분을 찾아 뵙고 왔습니다. 87세 되신 어머니가 요양병원에 계시는데 최근 귀가 잘 안 들리셔서 가족들이 답답하기 그지없다고 하더군요. 최근에 확진자 수가 많이 줄었지만 아직도 요양병원에서는 면회도 제한적이고 무엇보다도 어머니가 외출을 할 수 있는 몸상태가 아니니 병원으로 방문해서 상담을 해달라 하셨습니다. 마침 내일 아침에도 오산으로 출장상담을 갈 일정이 있어 출장 장비를 챙겨 병원에 들렀다 일찍 퇴근해야지 마음먹고 방문을 했습니다.
병원측에서 보청기 상담을 허락하는 조건으로 현장에서 코로나 자가진단키트 검사를 해줄 것을 요구했기에 오랜만에 코 한 번 쑤시고 들어갔습니다. 아드님이 반갑게 맞아 주더군요. 검사장비와 보청기 피팅 장비를 세팅하고 잠시 기다리니 요양보호사가 휠체어에 어머니를 모시고 왔습니다. 아드님이 어머니 귀가 잘 안 들리는 것 같아 청력검사도 하고 보청기도 맞추려고 한다고 말씀드리니 백발에 피부가 고운 어머니는 대뜸 아들에게 뭔 보청기냐고 소리를 지르시더군요. 본인 귀는 멀쩡하고 또 설사 잘 안 들려도 보청기는 불편해서 안 하신다며 상의 없이 보청기센터 원장을 데려왔다고 아들에게 화를 내셨습니다. 완강히 거부하는 어머니를 주변의 모든 사람이 겨우겨우 달래 청력검사를 시작했습니다. 그런데 어머니는 소리가 들리건 안 들리건 관계없이 반응 버튼을 마구 누르시더니 급기야 헤드폰을 벗어버리고 ‘나 안 해’ 하고는 거부를 하셨습니다. 아드님도 저도 난감한 일이었습니다. 말을 물가로 데려갈 수는 있어도 물을 강제로 먹일 수는 없는 일이지요. 결국 검사를 중단하고 장비를 다시 챙겨 나올 수밖에 없었습니다. 괜히 콧구멍만 쑤신 셈이 되고 말았지요. 몹시 미안해하는 아드님에게 괜찮다 말씀드리고 돌아왔습니다. 시간이 너무 일러 현지 퇴근은 못하고 다시 사무실에 와서 이 글을 씁니다.
요양병원에 계시는 어르신들에게 보청기를 맞춰드리는 일은 늘 어렵습니다. 연세들이 많고 몸이 많이 쇠약해진 경우가 많아 의사소통이 어렵습니다. 정확한 청력 검사나 피팅이 이루어지기도 힘듭니다. 이 어머니처럼 막무가내로 거부하는 경우도 자주 있습니다. 어찌어찌 보청기를 맞추어 드려도 사후관리 또한 어렵습니다. 불편을 호소하면 그때마다 병원으로 찾아가서 관리를 해드려야 합니다. 그래서 솔직히 요양병원에 계신 어르신들에게 보청기를 판매하는 일은 다소 꺼려집니다.
하지만 안타까운 사정을 호소하는 기족들의 이야기를 들으면 가지 않을 수가 없습니다. 집에서 모시고 간병할 형편이 못돼 요양병원에 오랫동안 모시고 있는데 코로나로 면회도 되지 않고 안부를 확인할 방법은 전화 밖에 없는데 그나마 전화 목소리를 못 알아들으면 소통할 방법이 없습니다. 병세는 어떤 지 궁금하기도 하고 무엇보다 혼자 떨어져 계신 부모님이 자식들 목소리라도 듣는 일이 큰 위로가 되는데 난청으로 소리를 못 들으면 대책이 없습니다. 그 심정이 충분히 이해가 되기 때문에 번거롭고 힘들어도 출장 요청이 오면 거절하기가 어렵습니다. 우여곡절 끝에 보청기를 착용하고 가족들과 전화로 안부를 나누는 모습을 보면 보람이 있기도 합니다.
많은 경우 연로하신 어르신들에게 난청이 찾아오면 본인보다 가족들이 더 큰 고통을 받습니다. 가족 간에 대화가 불가능해지는 일은 꽤 큰 어려움입니다. 쉽지 않은 일이지만 어떻게 하든 보청기를 착용해드리면 훨씬 상황이 좋아집니다. 오늘 만난 아드님에게도 그 말씀을 드렸습니다. 오늘은 실패했지만 다시 잘 설득해보시라고 헸습니다. 병원에서 늘 가까이 돌보아주는 요양보호사분에게도 어머니께 잘 말씀드려줄 것을 부탁했습니다.
지금 저희 굿모닝보청기만안센터의 고객 중에 요양병원에 계신 어르신이 네 분 있습니다. 거의 한 달에 한 번 정도 병원을 찾아가서 보청기 관리를 해드리고 있는데 점점 더 쇠약해져가는 모습을 보는 일이 매번 참 안타깝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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