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야기舍廊/詩와 글 공부 112

상징과 알레고리

상징과 알레고리는 모두 작품 안에서 감각적인 것을 통해 초감각적인 것을 논한다. 그러나 상징은 독자적이고 지시할 수 없으며 알아서 이루어진다. 작품 안의 요소들이 의도적이지 않게 맞물려지며 감각적인 대상으로 초감각적인 대상을 이야기한다. 반면 알레고리는 의도적이며 지시적이다. 알레고리는 의도로 시작된다. 의도적으로 작가는 초감각적인 대상을 논할 감각적 대상을 선택하고 시작한다. 따라서 상징은 시 안에서 태어나지만 알레고리는 시 바깥에서 태어난다. 상징은 특수한 것 속에서 보편적인 것을 보지만, 알레고리는 보편적인 것을 위해 특수한 것을 찾는 것이다. ​ 그러나 종종 상징의 감각적 대상과 초감각적 대상은 통일되고 현상과 본질의 관계로 왜곡된다. 감각적 대상이 현상이고 초감각적 대상은 본질이라 오해하지만, ..

어느 자연주의자의 죽음 /셰이머스 히니

. . 어느 자연주의자의 죽음 한 해가 지나갈 때까지 아마는 도심지의 한복판에서 곪아가고 있었다. 커다란 잔디판에 짓눌린 채 둔중한 초록색 아마는 서서히 썩어들고 있었다. 날마다 아마는 죄를 벌하는 뜨거운 태양 아래에서 숨이 막혔다. 거품이 가볍게 일어나고 국화들이 아마 냄새에다 음향의 파장을 강하게 흔들었다. 잠자리들도 있었고, 얼룩무늬 나비들도 있었지만 시선을 잡아 당기는 것은 둑의 그늘진 곳에 고인 물처럼 자리를 잡고 있는 두터운 개구리알이었다. 이곳에서 봄이 다가올 때마다 나는 젤리처럼 부드러운 개구리알을 병에 가득 채우고 학교의 선반과 집 창틀에 올려 두고 관찰했다.

글의 스투디움과 푼크툼

글의 스투디움과 푼크툼 프랑스 문화철학자 롤랑 바르트(Roland Barthes)는 그의 저서 에서 사진과 관련된 개념으로 스투디움(studium)과 푼크툼(punctum)을 제시한다. 스투디움은 작품을 보는 사람 누구나 알아차릴 수 있는, 공통적으로 느끼는 특징이다. ​일반적으로 사회에서 공유되고 있는 정보이고, 길들여진 감정이며, 작가가 의도한 바를 관객이 동일하게 느끼는 것이기도 하다. 이에 반해 푼크툼은 '작은 구멍' 혹은 '뾰족한 물체에 찔려 입은 부상' 등의 뜻을 지닌 라틴어로, 보는 사람에 따라 다르게 느끼는, 이유는 알 수 없지만 화살 같이 날아와 박히는 개인적이고 주관적인 느낌을 의미한다. 다른 사람에게는 특별한 감정을 불러일으키지 않는데, 유독 나에게만 필(feel)이 꽂히는 그런 느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