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舍廊/사랑하는 사람들

김경률 1.

취몽인 2007. 9. 6. 16:08

김경률

 

2007. 9. 6

 

우리의 간극이

한 때

우리의 깊이 만큼

멀어져 있음을 느낀다

 

시간이

각자의 길로

우리를 몰아붙이기 시작한 때

얼핏

삼십년이 헤아려 진다

 

너는

가족에 다쳤고

나는

내게 다쳤지

 

상처 입은 우리는

각각의 우리에서

스스로를 해쳐가며

세월과 싸웠지

 

피폐해진 나는

너의 위로가 되지 못했고

야수의 표정으로 싸우던 너는

나의 두려움이 되었다

 

하지만

네 십자가의 끝에서

나의 두려움은

너의 희망으로 씻어졌다

 

성조기 위에서

울부짖던

너의 분노는 내겐

막다른 자유의 모습으로 보였다 

 

세월은 우리를

무디게 풍화시켰고

지금의 거리는

색마저 희미해져 간다

 

하지만

내 결혼식 함잽이

기쁜 네 얼굴을 

네 늦은 결혼식

뒷 자리에서

눈물 참으며 바라보았던

 

우리의

푸른 거리를 기억해주기 바란다.

 

내 의식을 부여 잡고 있는

내 가슴같은 친구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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