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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춧잎 김치

취몽인 2008. 1. 16. 17:19

 

 

 

 

 

 

 

고춧잎 김치

 

                                                                                2008. 1. 16

 

콘크리트 고치 속에

어머니는

번데기처럼 웅크리고 계셨다

 

추위에 아플까 무서워

이틀째

꼼짝도 않으셨다 한다

 

아파트 계단 아래

한 평 땅

고추 상추 농사 끝난지 한 참

 

살을 발르듯 떼어 놓은

고춧잎

김치 담궜다고 가져 가라신다

 

벌 한마리 찾지 않는

시든 꽃

어머니의 겨울이 새삼 외로운가

 

지나치듯 김치 가지러 온 아들놈

차 한잔

훌쩍 마시고 일어서는 뒷통수에

 

생전 처음으로 하시는 말

한 마디

고춧잎 김치 쓰라린 저림으로 맺힌다

 

이제부턴 전화 자주 해라

어쩌면

밤새 어미가 훌쩍 떠날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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