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춧잎 김치
2008. 1. 16
콘크리트 고치 속에
어머니는
번데기처럼 웅크리고 계셨다
추위에 아플까 무서워
이틀째
꼼짝도 않으셨다 한다
아파트 계단 아래
한 평 땅
고추 상추 농사 끝난지 한 참
살을 발르듯 떼어 놓은
고춧잎
김치 담궜다고 가져 가라신다
벌 한마리 찾지 않는
시든 꽃
어머니의 겨울이 새삼 외로운가
지나치듯 김치 가지러 온 아들놈
차 한잔
훌쩍 마시고 일어서는 뒷통수에
생전 처음으로 하시는 말
한 마디
고춧잎 김치 쓰라린 저림으로 맺힌다
이제부턴 전화 자주 해라
어쩌면
밤새 어미가 훌쩍 떠날지도 모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