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舍廊/~2021습작

동창회

취몽인 2008. 1. 23. 10:14

 

 

동창회

 

2008. 1. 23

 

친구를 만나는 자리에도 계급이 있다.

 

술잔이 오가는 숲에

키 큰 침엽수들이 우뚝하고

그 아래 초라한 관목들 고개 숙였다.

 

술잔은 서로 교차하지만

검사의 건배는 용달 기사의 패배가 되고

메마른 취기는 낮은 곳에 깊다.

 

술잔을 치켜 들며

키 작은 나무 까치발 정강이를 걷어차는

호기 또한 치기가 되는 곳

 

계단아래 동창회는 늘 숙취로 쓰라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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