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舍廊/GEO

고비

취몽인 2008. 4. 2. 15:13

 

 

 

고비

 

                                2008. 4. 2


시멘트 담벼락

지난 담쟁이들이

낡은 그물처럼

헤어져 붙어있다


겨우내 푸르던

측백나무

무표정한 얼굴은

여전히 푸석하고

 

주춤주춤

뿌리 얕은 목련,

꽃 눈치로

비켜드는 햇빛을 훔친다

 

손톱 밑

생가시가 유난한

이즈음은

만사가 몸살이다 

 

비는속절없이 자꾸 내리고

마지막 남은 껍질과 다투는

애매한 봄이 젖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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