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티그룹 CEO가 삼성 이건희 회장을 만나 "무엇을 도와드리면 좋겠습니까? 환율이면 되겠습니까?" 라고
말했다는 일화를 에필로그에 담아 세계금융 파워엘리트(저자는 금융 아슈케나지라 말한다)의 가늠할 수
없는 위력을 단적으로 말하고 있는 이 책.
선배가 아는 분이 출판했다고 해서.. 많이 팔 수 있는 방법이 없겠느냐고 해서 받은 지가 벌써 근 한 달.
수많은 이탈리아어 고유 명사들이 고전 대작 만큼 많이 나오는 책을 읽는 동안 내내 가진 생각은 책을
한 권 써낸다는 것이 참 만만찮은 공력을 필요로 하는구나 하는 것이었다.
여덟 편 정도의 영화, 그리고 세계 속의 비밀스런 소문을 담은 것 같은 몇 권의 책과 상황 논리에 입각한
논문들.. 종교사, 금융 경제, 국제 정치적 지식의 편린들을 모아 이야기를 끌어 가고 문제를 제기하는..
저자의 능력은 한편 대단해 보인다. 다만 책의 성격상 한계가 있겠지만 결론은 모호하다.
사라지지 않는 환타지 소문처럼 돌고 있는 프리메이슨이나 유대인 결사 공동체의 모습과 역사 속에서
드러난 그들의 행태를 산만하나마 정리 했다는 의미를 둘 수 있을 것 같다.
언젠가 선물 투자를 하는 작은 처남과 이런 말을 나눈 적이 있었다.
'우리나라 주식시장은 결국 외국인에 의해서 좌지우지 되고 있는데 그들은 결코 한사람이 아닌 다수의
투자주체들일텐데 마치 한 사람이 움직이는 것 처럼 일사불란하다. 그들을 묶어 움직이는 어떤 힘이 있는
것 같다.'라는 이야기였다.
이 책이나 같은 저자의 전작인 경제 묵시록에서 말하는 주된 논조가 바로 그것이다.
세계를 움직이는 숨은 힘, 그 가운데서도 악마적인 것이 비 도덕적 방향으로 힘을 모으는 세력이 아슈케나지,
일루미나트, 프리메이슨, 프로파간디 2 등으로 이름지어진 이라고 저자는 말하고 있다.
그들이 케네디를 죽이고 1차, 2차 대전을 기획했으며 바티칸을 맘논(풍요, 돈)으로 물들게 하여
이 지구를 악마의 가치, 루시퍼의 세계로 만들고지 한다는.....
사실 이런 이야기를 처음 접한 것은 아닌만큼 그런 팩트들을 추적하고 연결해 논리를 이끌어 가는
저자의 능력을 높이 사는 것 외에 감동은 크지 않다.
다만 그럴 수도 있겠다의 가능성을 넘어 그럴 것 같다 라는 개연성으로까지 받아들이는 나를 보며
세상의 질서가 참 많이 왜곡된 것은 분명하구나 하는 생각을 숨길 수 없어 씁쓸하다.
경제학을 공부한 사람으로서 무형의, 그리고 가상의 가치가 실물의 가치를 왜곡시키는 시스템이
온 세계에 팽배하고 그 시스템은 결국 시스템에서 소외된 절대 다수의 이익을 공공연히 착취하는
자본주의 경제 상황. 세계적인 금융 공황도 어쩌면 그들 소수의 이익 극대화를 위해 기획될 수 있다는
사실이 답답할 뿐이다.
코 앞의 삶을 살기에 급급한 우리의 지갑을 아무렇지도 않게 합법적으로 털어 가는 것이세계를 움직이는
동력일진데 인류는 과연 희망이 있는 것일까?
희망을 지키는 길이 종교이고 따라서 그 종교적 가치마저 파괴하는 것이 그들의 남은 과제라고 말하고 있는 저자. 나는 어떻게 그들과 대항할 수 있을까? 나의 하나님은 그들을 어떻게 하실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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