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을 읽으며 내내 글을 잘 쓴다는 건 어떤 것일까 하는 생각을 했다. 소중한 것들과 소중한 마음들을
기록하고 그것을 다른 사람들에게 감동있게 전달하는 것. 그것이 글을 잘 쓰는 것일까?
누군가가 말을 했었다. 우리 문장을 가장 많이 손상시키는 것은 형용사의 남용이라고....
때로는 "억수같이 비가 내린다.'란 표현보다 "비가 온다."라는 단순한 표현이 더 강렬할 수 있다라고..
순수하고 절제된 감정은 역시 순수하고 정제된 언어에 담길 때만 제대로 표현될 수 있다는 말일 터이다.
저자,김나미씨는 묘한 분이다. 카톨릭 영세를 받고 성공회 채플을 즐겨 찾는 가 하면 송광사를 무시로
드나들고 우파사나 수행처인 호두마을에서 묵언 수행을 하고 가톨릭 농민회 청천마을에서 농사일도
며칠이고 거드는 등... 어찌보면 참 부럽고 자유로운 삶을 사는 듯 하다. 그런 특이한 이력의 삶을 글로 옮겨
놓았는데 수사가 너무 많다. 그리고 그 과유의 수사와 더불어 스스로의 감정을 주체하지 못하는 모습도 곧잘
보인다. 조금만 절제를 할 수 있었으면 더 좋은 책이 되지 않았을까 싶다. ( 이게 왠 주제 넘은 소리인가?)
어쨓던 부럽다. 자본주의에 찌든 일상을 떠나 정신과 자아를 생각할 수 있는 곳을 대뜸 찾아가 그곳에 머물 수
있는 저자의 삶, 부럽다 못해 샘이 날 정도이다.
그 중에서도 책의 맨 마지막에 소개된, 강원도 인제 미산리에 있다는 '개인산방(開仁山房)'은 참 가고 싶은
곳이다. 새가 아니면 지나갈 수 없다는 첩첩 계곡에 자리한, 겨울이먼 허리까지 눈이 쌓인다는 그 곳에서
존경하는 신영복교수가 교장으로 여는 '더불어 숲 학교'.에 참가하여 세상 아닌 이야기를 나누는 모습이
유난히 부럽다. 그곳을 찾는 사람들은 어떤 사람들일까? 특별히 고절하고 여유가 많은 사람들은 아닐거라고
믿고 싶다. 마음이 부유한 사람들이라 믿고 싶다.
내 마음은 언제쯤 부유해져 그 하늘 아래를 찾을 수 있을까? 그런 날이 올 수 있을까? 마음이 대답을 못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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