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야기舍廊/책과 문화 읽기

정민 < 다산어록 淸賞 >

취몽인 2009. 10. 29. 15:50

 

 

 

속으로 마음을 쏟는 것이 겉으로 드러나 상도 이에 따라 변하는 것이다.

사람들은 상이 변한 것을 보고 '상이 이러니 하는 짓이 저렇지"라고 말한다.

아! 이것은 잘못이다. -- <相論> 

 

'나'라는 것은 그 성질이 달아나기를 잘하고 들고 나는 것이 일정치 않다.

... 그래서 천하에 잃기 쉬운 것에 '나'만 한 것이 없다.

마땅히 꽁꽁 묶고 잡아매고 문 잠그고 자물쇠로 채워서 굳게 지켜야 하지 않겠는가?

-- <守吾齋記>

 

내 마음에서 전전긍긍을 걷어내려면 사심을 버려라.

벌떡 일어나 툴툴 털고 떠나면 그뿐이라는 생각을 가져라.

......... 남이 내게 함부로 굴거든 오직 스스로를 돌아보라.

 

공부는 내 마음의 병통을 찾아내는 과정이다.

이것을 찾아내 하나하나 점검하고 살펴서 낱낱이 걷어내는 절차다.

그래서 마침내 툭 터져서 아무 걸림이 없게 되는 단계를 목표로 삼는다.

 

시에는 두가지 어려움이 있다.......

다만 자연스러운 것이 어려움이고, 해 맑으면서 여운이 있는 것이 두번째 어려움이다.

-- <泛齋集序>

 

시는 뜻을 말하는 것이다...

하늘과 사람, 봄성과 천명의 이치를 알고, 仁心과 道心의 나뉨을 살펴 띠끌과

찌꺼기를 깨끗이 닦아 그 맑고 참됨을 발현 시키면 된다.

 

좋은 글을 쓰려면 먼저 생각의 힘을 길러라. / 할 말을 아껴야 여운이 생긴다.

/ 시는 안타까움에서 나온다. / 시는 性情을 빚어 읊조리는데 유익한 점이 있다.

 

항수실장 책상 위에 놓인 책을 보고 와서 한번 읽어봐야겠다 마음 먹은지 한달쯤 지났나?

인터넷으로 주문해서 읽었다. 존경하는 다산선생 글들이니 내용이야 당근 훌륭하다.

반면에 선생의 많은 저작들 중에서 편자가 이것저것 주제에 맞게 발췌를 해서 엮은 탓에

깊이 있는 독서를 하기에는 좀 적당치 못한 책인 것 같다.

오히려 배울 것은 다산선생이 <도산사숙록>에서 시도했고 이 책의 편자가 따라 했듯이

어떤 저자 또는 어떤 주제의 책들을 읽으며 메모 또는 코멘트를 달고 그것들을 모아내는

능력 내지 습관인 듯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