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죽 소리
2010. 10. 1
며칠 전부터
밤 10시 무렵이면
어디선가 폭죽 소리가 들렸다
특별히 축하할 일도
불꽃을 터뜨려
기뻐할 일도 없는데
오늘도 닫힌 창문을 두드리며
퍼 펑 펑 퍼펑
폭죽 소리가 들렸다
슬리퍼 바람으로
달려 올라 간 옥상
활짝 어둔 하늘은 태연하다
그때 들리는
남쪽 집들 사이로 터져나는 소리
퍼 펑 펑 퍼벙
남태령길로 잘라먹은
관악산 벼랑 위의 환한 불빛
이런 죽일 놈들
어둠 속에서 하얗게
퍼펑 펑 석산 터트리고
서둘러 갈퀴질 하는 포크레인
그놈들이
벌겋게 산을 때리는 소리
피흘리는 산이 쏟는 컴컴한 울음 소리
그 놈의 폭죽 소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