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의 기도
2010. 10. 25
주여,
손목 시린 가을이 왔습니다
당신이 뿌린 씨앗들이
잎을 키우고 꽃을 피우던
봄과 여름을 지나
이제 쉼을 향하는 가을이 왔습니다
당신이 뿌린 또 다른 씨앗
나에게도 가을이 왔습니다
지난 여름
뜨거운 햇살이나 쏟아지던 비처럼
나는 사랑을 또는 배반을 마셨습니다
뒷걸음을 멈추고
가을 하늘 아래서 당신을 생각합니다
나의 서성임 가운데서도
여전히 웃으며 가을을 준비하신 주여
당신을 향한 나의 사랑이
이제는 곱게 익을 가을이 되게 하소서
나로 당신의 기쁜 추수가 되게 하소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