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 맞이
2010. 11. 8
주여,
어젯밤에는 당신이 보낸 겨울이 왔습니다
어두운 인기척으로 창문을 두드리고
남은 가을들을 찬 비로 씻어내리며
당신은 한 계절을 걷고 새 겨울을 보내셨습니다
어깨 시린 아침 거리는 떠난 가을로 부산합니다
어제와 별반 다르지 않은 출발의 거리에서
내가 밀어낸 당신의 손길을 다시 찾습니다
바람이 불고 비가 다시 내리는 길에 주여 오소서
제자리에 서서 가슴만 치는 어제를 접습니다
젖은 잎들은 남태령 하늘에서 주저 앉지만
당신을 마음에서 다시 부르며 나를 위로합니다
나의 길 모질게 시릴지라도 다시 걷겠습니다
우울한 제자리와 슬픈 어제를 떠나
아무것도 보이지 않는 저 고개 너머일지라도
아픈 발목 다시 추스리고 걸어가겠습니다
나의 길 주가 아시오니 내 앞에서 나를 기다리소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