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을 뒤져보니 우선 두권의 책이 눈에 띈다. '바닷가에서의 모든 것', '귀농 길잡이'
'바닷가..'는 어느 작가가 바닷가로 갔다가 그곳이 마음에 들어 그냥 눌러 살기로 마음 먹고 자리를 잡아가는 과정과 그 삶의 일상들을
담은 책이라고 한다. 읽지는 않았지만 치열한 과정의 생활보단 유유자적 여유로운 누리는 부분에 포커스가
더 맞춰져있을 듯 보인다.
'귀농...'은 좀더 실질적인 매뉴얼류의 책으로 보인다. 귀농자들의 케이스스터디를 담아 리얼리티를 강조한...
In Put도 Out Put도 모두 중요하다. 마음에 시동을 걸기 위해서, 그리고 최소한의 실질적 개념을 머릿 속에
]담기 위해서 읽어 보기로 한다.
주변을 둘러 본다.
수년전 서울, 인천 생활을 정리하고 소백산으로 들어가 버섯 농사와 약초채취, 그리고 산장을 운영하며 살고 있는 서성수 선배가 있다.
처음에 그 선배가 인천에서 갑자기 한약재상을 한다고 했을 때는 참 생경스럽다는 생각을 했었는데 지금 돌이켜 보니 산 생활을 준비하는
과정이었는 지도 모르겠다. 아니면 그 약재상을 하다가 산 생활을 자연스럽게 결정했을 수도 있고. 지난 봄 재경 동창회 체육대회가 열리던
국회 운동장 한켠에서 스스로 농사 지은 생표고를 형수와 함께 팔던 선배의 모습. 머리를 짧게 깎고 수염을 깎지 않은 야생의 모습으로
표고를 박스에 담고 그러다 뛰어나와 족구 한판을 뛰던 선배의 모습. 참 건강해 보였다. 17회 졸업생이니까 나보다는 4년 선배. 대학도
나와 같은 과를 졸업한 선배의 건강함이, 그것이 산생활로 인한 후천적 건강이건 산생활을 감행하도록 용기를 부여한 선천적 건강이던,
마냥 부러워 한참을 쳐다봤던 기억이 난다. 하지만 내가 소백산에서 통나무와 씨름하며 표고버섯을 기를 수 있을까? 산을 헤매며 약초를
캐러 다닐 수 있을까? 현재로선 불가능하다. 조금이라도 가능성을 키우려면 아픈 다리를 해결해야 하고 체력을 길러야 할 것이다.
여기서 발견되는 또 다른 준비 과제 하나. 지금부터라도 운동을 시작해야 한다. 촌에서 살기 위해서는 체력이 기본이다.
또 다른 사람. 후배 창환이. 명일동의 집을 팔고 용인으로 이사하면서 차액으로 전라도 청산도에 집을 하나 샀다는.....
나중에 그 곳에서 살기 위해 짬이 나는 대로 그 먼 곳을 찾아가 집을 손보고 있다고 한다. 어쩌면 그 모습이 나의 이상적 모델일지 모른다.
바닷 속 섬. 그 속에서 살아가기.... 그 곳이 서편제에서 나온 것 처럼 환상적인 풍광의 청산도라면 더 바랄 것이 뭐가 있겠는가?
그런데 그 녀석은 나중에 뭘 먹고 살려는가? 하긴 그 녀석도 건강 하나는 빠지지 않는다. 주변 머리도 좋다. 아마 섬에서 뭘 하고도 살 수
있을 것이다. 배를 티건, 양식을 하건, 아니면 섬 사람들을 엮어 다른 무슨 짓을 만들어 내더라도.. 아마 잘 살 수 있을 것이다.
역시 건강해야 한다. 운동을 시작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