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야기舍廊/詩 읽기

<시를 어떻게 만날 것인가> 유종호, 최동호

취몽인 2011. 6. 10. 09:08

 

 

 

 

 

 

 

 

근년에 새롭게 알게 된 우리 시대 최고 지성 중의 한 사람 유종호교수.

문학평론이란 모름지기 이 정도는 되야한다는 전범을 제시해주고 있는, 詩 세계에 대한 명확한 가이드라인을 알려주는 분

그분이 주도하고 시인, 평론가, 교수 등이 여럿 참여하여 엮어낸 종합적 詩 이해의 지침서 같은 책이다.

 

 

<詩적이라는 것 / 유종호>

 

지시적 기능이 극소화되는 그만큼 언어의 밀도는 두터워지고 기호의 촉지성은 높아지는 것이다.

따라서 그의 詩가 시적이라는 것은 통상적인 뜻으로 언어의 가능성을 극대화하여 고도로 조직되어 있다는 것보다는

지시성의 거부에 의한 기호 촉지성의 극대화에 있다고 할 수 있다.

 

서정詩는 소리와 뜻 사이의 망설임

 

<詩의 언어 / 김종길>

 

詩의 언어는 말의 함축(Connotation)에 크게 의존한다.

 

<詩의 요소 / 김종길>

 

詩는 작자와 독자 사이의 어느 곳에 존재하며 그것은 단순히 작자가 표현해보려고 하는, 또는 그것을 쓸 때

작자가 경험하는 또는 작자가 독자가 되어 경험하는 리얼리티만은 아닌 리얼리티를 가지고 있다. 따라서

詩가 무엇을 의미하느냐 하는 문제는 처음 생각하기보다는 훨씬 어려운 것이다 ... T.S. 엘리어트

 

번역을 통하여 흔히 원詩의 효과가 많이 상실되는 것은 주로 말뜻과 말소리의 결합방식에 변동이 생가는 데서 오는 결과이다.

 

<詩와 리듬 / 이혜원>

 

정형화된 운율 조직에 의미를 담아내던 방식은 삶에서도 정형의 준거가 존재하던 시대의 산물이다.

변화가 가속화되는 현대적 삶에서는 공동체의 정서를 포괄하는 정형의 리듬이 통용되기가 어렵다.

그에 따라 개개인이 저마다의 삶의 진실을 표출하기 위해 개별적이고 다채로운 리듬을 창출하려 한다.

현대詩에서 정형률보다 자유율이나 산문율이 활성화되는 것은 삶의 급격한 변화와 그에 따른 개체적 삶에 대한 몰입과 긴밀하게 관련된다.

 

'절망하면 리듬을 잃는다.'

 

리듬은 생명을 향한 본원적 충동을 내포하는 자율적인 영역이다.

 

'문학의 신비'는 언어에 내재하는 리듬에 기인하는 것이다. - 말라르메

 

<詩와 개성 / 최동호>

 

김윤식의 詩집 '고래를 기다리며'는 견고한 언어의 단호한 집중을 특징적으로 보여준다. 가능하다면 그는 물컹거리는 모든 것을

딱딱한 살로 바꾸고자 한다. ....... 그는 자신의 감정을 직접 토로하지 않는다. 그는 어물들의 생태를 관찰하면서, 그가 바라보는

삶의 시각을 간접적으로 보여준다. 그의 詩語나 詩行 처리는 마르고 단단한  건어물처럼 군더더기가 없다.

 

   자세 하나 흐트러뜨리지 않고 죽은 崔선생

   끓는 기름 속에서 뜨겁다고 울부짖지 않았다.     --- <생선튀김 / 김윤식>

 

詩적 체험을 객관화시키는 과정에서 요구되는 긴장을 적절히 유지하라...

긴장감 없이 토로되는 개인적 체험이란 다른 사람에게 공감을 주지 못한다.

 

詩적 긴장을 조절한다는 것은 감정을 객관화할 줄 안다는 詩人으로서의 자신을 말한다.

 

자족적 폐쇄성의 상상적 회로를 극복할 때 더 높은 詩적 개성의 지평이 열릴 것이라고 생각한다.

 

<詩人과 모국어 / 유종호>

 

엄밀히 말해 번역詩는 詩가 아니다.

 

詩에서 중요한 것은 관념으로부터의 출발이 아니라 구체적인 심상이나 정서의 어울림으로부터의 출발이다

 

가장 호소력을 발휘하는 것은 그것이 우리의 행복의 기억의 구체와 어울리며 추상적인 관념으로부터의 출발을 거부하고 있을 때이다.

 

민족어의 세련을 통해서 민족의 정서교육을 떠맡고 있는 詩人은 야만과 폭력의 논리를 거부하면서 인간에의 길을

꾸준히 모색하는 존재라는 것으로 정의할 수 있다.

 

<詩와 은유 / 유종호>

 

은유는 단순한 장식이나 충격어법이 아니다.

취지와 수단의 상호 작용을 통해서 특유한 진실과 통찰을 전달하며 의미를 창출하는 것이다.

 

<詩와 이미지 / 최동호>

 

詩人이란 범상한 어구나 비유들을 가지고도 고도의 정서적 반응을 유도할 수 있어야 할 것이며,

바로 이 점에서 그가 지닌 詩的 능력도 발휘되는 것이다.

 

이미지의 참신성이란  / 서로 전혀 다른 것처럼 느껴진 사물들 속에서 유사성의 발견이며,

이미지의 진부함이란 / 이미 되풀이되어 사용된 낡은 이미지의 부정적 사용이다.

 

신비평의 세례를 입은 비평가들이 좋아하는 용어

-- 풍부한 / 복잡한/구체적인/다의적인/반어적인/상징적인/신화적인/감각적인/통일된/전체성 등등이며

반면 그들이 부정적으로 쓰는 용어는

-- 감상적인/단조로운/교훈적인/분해된.... 등등이다

 

<詩와 시치미 / 이남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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