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야기舍廊/하루 에세이

독서의 균형

취몽인 2011. 12. 23. 11:42

 

 

 

 

독서의 균형

 

 

 

2011. 12. 23

 

 

  한 해가 아직 열흘 남짓 남았지만 이것 저것 생각들을 정리해볼 필요를 느낀다.

 

  오늘은 책 읽기에 관한 것.

 

  뒤져보니 올 한 해 읽은 책이 160권 정도가 되는 것 같다. 대략 이틀에 한 권꼴로 읽은 셈이다. 그 중 시집이 한 50권 되니까

공력을 들여 읽은 책은 110권 정도, 물론 시집 읽기에 공력이 필요없다는 말은 아니다.

 

  금년엔 주로 인문학과 시론 관련 책을 많이 읽은 것 같다. 상반기엔 국내 저자 위주로 하반기엔 국외 저자 위주로. 작년 진중권의

미학오디세이를 읽은 후로 아드로노 데리다 들뢰즈 같은 현대 프랑스 철학과 미학을 좀 더 깊이 알았으면 좋겠다는 욕구가 일어

그들 책을 몇 권 읽었고 시창작교실을 다니면서 내 시가 동호회 시의 수준에 머물러 있다는 자각과 함께 현대시 흐름을 이해할 수

있는 현대 시론의 고전(?)들도 추천을 따라 읽었다. 아직은 모호한 경계에 머무르고 있지만 어느 정도는 현대 예술의 흐름을 알게됐다는

성과는 있었다. 그외 문예지들도 몇 권은 꼬박꼬박 읽었고 문학 외 음악이나 회화 등의 예술 분야에 관한 책들과 내면적 성찰을 위한

명상 관련 책도 몇 권 읽었던 것 같다. 결론적으로 2011년은 내 시를 위한 공부에 집중한 독서였다 라고 말할 수 있을 것 같다.

 

  반면 내 삶의 또 다른 축이라고 할 수 있는 신앙 서적은 거의 읽지 않고, 못하고 보다는 않고란 표현이 맞겠다, 지냈다.

교회에서 직분을 두 개나 맡아 어느 해보다 부담은 많았던 반면 신앙은 오히려 성장하기 보다 퇴보해버린 것 같다. 신앙도 관심을 먹고

자라는 것 같다. 어느 해, 신앙과 신학 책을 집중적으로 읽었던 적이 있었다. 그때 신앙이 깊어지는 경험을 할 수 있었다. 물론 나 자신이

아직도 이성의 지배를 받고 있는 사람이다 보니 온전히 믿음에 몰입하는 것은 불가능했지만 그래도 신의 곁에, 예수의 정신에 머물고

있다는 느낌은 가질 수 있었던 것 같다. 그런 점에서 종교 서적을 멀리 한 올 한 해, 믿음이, 신이, 예수가 멀어진 것은 어쩌면 당연한 일인지

모른다. 그리고 언제부터인가 완전히 나를 떠나 버린 비즈니스 관련 책들. 이제는 다시 만날 일이 없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내년에도 인문학, 시 공부는 계속할 것 같다. 철학을 비롯한 인문학적 차원에서 종교에 관한 책도 읽을 것 같다. 그것은 비단 기독교에

국한된 것보다는 불교 등 타 종교 쪽으로 기울 것 같다는 생각도 든다. 따라서 교회를, 예수를 떠나지 말아야 한다는 나의 강박적 신앙을 위해

의도적으로 신앙 서적을 읽어야 할 필요를 느낀다. 적어도 한 달에 한 권 정도는 읽기로 마음 먹어 본다. 어쩌면 내년이 내 신앙의 중요한 기로가

될지 모른다는 생각이 든다. 시도 계속 읽어야 하고..

 

  내년 독서 계획을 정리하면 아래와 같다.

1. 시집   /  2. 인문학 (현대철학, 현대미학, 종교학)  / 3. 신앙 서적  / 4. 문예지  / 5. 기타 보충이 필요한 여러 분야의 텍스트들

덧붙여, 책을 무작정 사기보다 도서관을 이용해야 할 것 같다. 빌려서 읽고 다시 읽어야 할 필요가 있는 책 위주로 구입하기.. 그렇게 맘 먹는다.

일주일에 세권 빌릴 수 있으니 인문학 한 권, 시집 한 권, 격주로 종교서적 한 권 이렇게 주 3권을 기본적으로 읽어 나가면 되지 않을까?

문예지는 도서관 열람실에서 주 1권 정도를 읽고.. 그러면 대충 일년에 160권 정도... 금년과 비슷한 분량을 읽을 수 있을 것 같다.

 

돈 벌 궁리는 안하고 이게 뭔 짓인지.... 참 큰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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