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셋 넷 그리고 하나

취몽인 2012. 10. 25. 15:00

 

 

 

 

 

셋 넷 그리고 하나

 

 

 

 

게으르고 서러운 셋

만오천원씩 걷어

코다리 조금 콩나물 많이 넣은

매운 찜에 소주를 마신다

가난은 깊어 매운 맛도 흐리고

어깨 두드리다 독설을 퍼붓고

바싹바싹 취해간다

 

 

배부르고 느긋한 넷

누가 낼 지 관심없이

뜨악한 도미회를 깔짝대며

폭탄주를 마신다

저 잘난 맛에 베인 몇 점 걸죽하고

골프에 경매에 은퇴가 뒤섞여

번들번들 취해간다

 

하나

 

마른 늪 속의 셋

기름진 접시위의 넷

사이의 하나

발을 빼고 싶어 발을 빼고 싶어

발목에 소주를 붓고

객기도 부리고 독설도 던지다

부득부득 취해간다

 

 

 

2012. 10. 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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