셋 넷 그리고 하나
셋
게으르고 서러운 셋
만오천원씩 걷어
코다리 조금 콩나물 많이 넣은
매운 찜에 소주를 마신다
가난은 깊어 매운 맛도 흐리고
어깨 두드리다 독설을 퍼붓고
바싹바싹 취해간다
넷
배부르고 느긋한 넷
누가 낼 지 관심없이
뜨악한 도미회를 깔짝대며
폭탄주를 마신다
저 잘난 맛에 베인 몇 점 걸죽하고
골프에 경매에 은퇴가 뒤섞여
번들번들 취해간다
하나
마른 늪 속의 셋
기름진 접시위의 넷
사이의 하나
발을 빼고 싶어 발을 빼고 싶어
발목에 소주를 붓고
객기도 부리고 독설도 던지다
부득부득 취해간다
2012. 10. 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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