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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해 가을

취몽인 2012. 11. 9. 10:42

 

 

 

 

 

 

그 해 가을

 

 

 

 

모든 것을 가리고 흐르는

안개의 아침이어서

좋았다

 

깨어나지 않는 많은 것들을 묻고

낮게 기는 얼굴들

속에서 희미하게 웃는 너의 모습

가늘게 젖는 눈가가

좋았다

 

안개 낀 날은 맑다 했지

바람에 실린 서늘한 햇살의 무게로

노랗게 저무는 어린 나무들

그 화사한 몰락이

좋았다

 

아주 단 커피 한 잔

이해할 수 없이 기쁜 모짜르트 한 줄기

바람에 감기는 시간

분주한 사람들의 걸음이

좋았다

 

커피 한 잔을 다 마시고

어지러운 거리로 굳은 발목 내딛을 때

그때까지는

 

 

 

 

2012. 11. 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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