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니팡
이비인후과에서 비인후를 파는 아내를 기다린다. 날이 추워 차는 혼자 부르르 떨고 침침한 눈으로
어둠속에서 년전에 죽은 선배의 시를 읽는다. 죽어 가는 이야기들은 가슴 아프지만 감동적이지 못
하다. 그것을 시라고 할수 있을까? 죽어가는 자의 분노는 또다른 분노를 낳을뿐이다. 카키색 경련과
함께 오래 전 친구가 왔다. 애니팡 하며. 선배의 죽음에도 애니팡이 있었음 덜 슬프지 않았을까? 잊
혀진 시간을 불러 애니팡 쏟아지는 웃음들을 터트리며 애니팡. 대답없는 누군가에게 느닷없이 애니
팡. 그렇게 눈 따갑게 생각을 지우면 두려움도 애니팡 하며 터지지 않았을까? 하트가 왔습니다 하면
가슴 푸근해지지 않았을까? 하트가 부족하면 미운 놈 골라 가슴을 보내고 쭈볏쭈볏 남 모르는 이를
애니팡 초대하며 하트를 채우면 분노가 깨지지 않았을까? 하트가 왔습니다. 비인후가 소통된 아내가
처방을 기다리며 하트를 보냈다. 애니팡. 시집을 덮고 선배에게 하트를 보낸다. 애니팡. 외로워 마세요.
2013. 1. 4
'詩舍廊 > ~2021습작' 카테고리의 다른 글
소설과 기억력 그리고 절대적인 것 (0) | 2013.01.04 |
---|---|
나무 세 그루 (0) | 2013.01.04 |
어둠이 젖으면 (0) | 2012.11.11 |
그해 가을 (0) | 2012.11.09 |
셋 넷 그리고 하나 (0) | 2012.10.25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