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舍廊/~2021습작

답장

취몽인 2013. 11. 21. 13:37

 

 

 

 

답장

 

 

 

저 멀리 

수 많은 겨울들에게 편지를 쓴다

 

처음엔

볼펜으로 일일이 봉투를 썼다

 

지워진

펜혹이 다시 일어나 피가 맺혔다

 

글씨는

너무 비생산적이야 프린트를 한다

 

적당히

나를 숨기고 추운 곳들의 주소를 붙인다

 

살면서

제법 많은 편지를 보냈다

 

하지만

받은 답장은 겨우 몇 몇

 

그나마

인편에 받은 것이 대부분

 

그 많은

나는 다 어디로 배달되었을까

 

봉투를

딱풀로 붙이고 우체국을 간다

 

혼자서

떠드는 이야기는 겨울에 닿긴 할 것이다

 

바람이

되돌아 불 때 돌아오는 것도 있을지

 

사는게

늘 구걸하는 것 같아 참 춥다

 

 

2013. 11. 21

 

 

 

 

 

 

 

 

 

'詩舍廊 > ~2021습작' 카테고리의 다른 글

아르바이트  (0) 2013.12.12
가을 여행  (0) 2013.12.12
가을 면접  (0) 2013.10.17
그러면 될까  (0) 2013.10.13
그 여름밤의 감포  (0) 2013.09.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