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야
베두윈들과 사십년
모세는 광야에서 살았다
쓰여지기에
합당한 모습을 기다리며
바닥을 기며 살아 온 세월들
그 곳은 나를 위한 광야
스스로 또는 강제로 버린
수 많은 것들
십보라와 피의 아들을 버리고
광야를 떠난 모세
빈 손에 넘치게 걸린 소명
그 또한 쉽지 않은
마저 버릴 것은 무엇인가
광야의 끝을 향한 걸음을 붙잡는 것은
찾아서 버리자
어차피 걸어온 길 언덕 너머로 가야하지 않겠나
버리고 기다리자
때로는 길이 올 수도 있는 법이니
마른 모세처럼
모래 바람 가득한 광야 길처럼
2014. 10. 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