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舍廊/~2021습작

광야

취몽인 2014. 10. 12. 20:50

 

 

 

 

광야

 

 

 

베두윈들과 사십년

모세는 광야에서 살았다

 

쓰여지기에

합당한 모습을 기다리며

 

바닥을 기며 살아 온 세월들

그 곳은 나를 위한 광야

 

스스로 또는 강제로 버린

수 많은 것들

 

십보라와 피의 아들을 버리고

광야를 떠난 모세

 

빈 손에 넘치게 걸린 소명

그 또한 쉽지 않은

 

마저 버릴 것은 무엇인가

광야의 끝을 향한 걸음을 붙잡는 것은

 

찾아서 버리자

어차피 걸어온 길 언덕 너머로 가야하지 않겠나

 

버리고 기다리자

때로는 길이 올 수도 있는 법이니

 

마른 모세처럼

모래 바람 가득한 광야 길처럼

 

 

2014. 10. 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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