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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은 시간

취몽인 2014. 10. 31. 18:40

 

 

 

 

 

검은 시간

 

 

 

사정없이 잎을 베는

가을비

서슬이 무서워

콘크리트 속에 똬리 튼 종일

 

해 지고 몰래 기어나와

지워지는 시월

뒤를 밟는다

참수된 플라타너스 수급을 밟으며

 

검게 넘는 남태령엔

언제나 먼저 지나간 녀석의 흔적

계절에 관계없이

늘 북으로 기어오르는 습관

 

도착할 사당엔

수 년과 수십 년이 섞여 왁자하리라

낮에 젖은 가을의 주정도

검은 눈물로 흘러 휘청이리라

 

놓은 목 주섬 담아

묵은 이들과 작별을 할 때쯤

시월은 남아 있을런지

아님 그새 울며 떠났을런지

 

 

2014. 10. 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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