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舍廊/~2021습작

남대문

취몽인 2014. 11. 10. 12:56

 

 

 

 

남대문

 

 

 

몇 해 전

타올랐다 다시 세워진

남대문

 

단청이 지워진다

나무가 갈라진다

부활이 소란스럽다

 

남대문

남쪽의 큰 문

 

아무도

문은 말하면서 

문을 말하지 않는다

 

타지 못해 여전한

직육면체 석축 사이로

길죽한 아치

 

오랜 발걸음들이

켜켜히 쌓인

시간의 지붕

 

대문이

그렇게 좁다는 걸

깊어진다는 걸

 

말하는 사람 없는

남쪽의 큰 문

남대문

 

 

2014. 11. 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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