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舍廊/~2021습작

프리랜서 141113

취몽인 2014. 11. 13. 13:46

 

 

 

 

프리랜서141113

 

 

 

아홉시에 일어나

인스턴트

우동을 맵게 먹고

집을 나선다

 

넥타이 대신

면바지와 스웨터에 코트를 걸치고

바람 차니 코트 깃을 세우고

낡은 차 대신 버스를 탄다

 

마을 버스 내려 갈아탄

사당행 버스 남태령을 넘으며

깊어가는 절개 벼랑

붉은 얼굴을 오래 바라본다

 

이수에서 다시 환승

그 사이에 로또를 사고

숙대에 내려 충무로로 다시 갈아탄다

무수한 목소리들 환승입니다

 

한 시 넘어

점심 대신 뜨거운 아메리카노

강신주의 철학과 시는

얼마 남지 않았다

 

보일러에 관한 패러다임 시프트

제안서를 쓸까 했다

지금은 시나 한 편 쓸까

딸들에게 편지나 쓸까

 

두 통의 전화를 기다리고

세 통의 스팸을 받고

자동차보험 계약 하나 넣고

창밖은 시퍼렇게 흐른다

 

생각해보면 오래 전 꿈이었다

초겨울 코트 깃을 세우고

바람 부는 거리를 걷다

한가히 책을 읽고 커피를 마시는 남자

 

낙엽 날리는 충무로에서

꿈은 이루어졌는데

행복하지 않다

기다림이 많아서 두려움이 많아서

 

시 쓰고 살기 위해 보험을 팝니다

명함 앞 면 문구를 수정한다

딸들에게 편지를 쓰기로 한다

프리랜서의 가을 이름으로

 

 

2014. 11. 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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