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舍廊/2021전 발표 詩

목욕탕

취몽인 2016. 1. 25. 12:00

 

 

 

목욕탕

 

 

 

대한 저물녘

냉장고에서 막 꺼낸 고기들

껍질 벗기고 

 그릇에 담겨 

목하 토렴 중이다

 

양념 치솟는 거품을 사이에 두고

주름 마다 솟구친 불콰함으로

하~ 입 벌린 하나

늘어진 오금에 힘주느라

옴~ 입 다문 하나

 

한 때는

북풍한설 헤치고 달렸을 알맹이들

세월에 녹아 다 빠진 껍데기만

희뿌연 육수에 불리며

남은 진기는 들어갔다 나갔다

 

제법 탱탱한 생고기 한 점

풍덩 들어오자

우물쭈물 밀려나는 거품 한 덩이

일어서서 나가는 마른 가랭이 사이

알 빠져 축 늘어진 저 주머니

 

문이 열리고

차가운 국자 휘휘 탕 안을 휘젓자

몸서리치는 헛김 한 바탕

이제 상으로 나갈 시간

더 식기 전에

 

 

2016.01.25 / 모던포엠 2016 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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