빨대의 경제학 - 젠트리피케이션
처음엔 빈 땅이었다
바람따라 몇 톨
참새 궁둥이에 묻어 몇 톨
가난한 것들은 그렇게 깃들었다
가는 볕을 꾸고
담벼락 물기를 훔쳐
뿌리도 없이
잎새 몇 장 겨우 세웠다
한 삼년
모질게 버티니
비루한 꽃 대도 솟았다
먼 나비 몇 마리 기웃거렸다
키 작은 그늘이 생겨
개미 집이 생기고
제각기 부지런한 낱알들이
소문으로 여물던 날
삽이 꽂혔다
풀이 뽑혔다
나무가 심겼다
그늘은 찬란하게 사라졌다
처음엔 빈 골목이었다
월세 싸서 몇
밥값 싸서 몇 몇
가난한 것들이 그렇게 깃들었었건만
201606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