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舍廊/새로운 자유

빨대의 경제학

취몽인 2016. 6. 14. 14:31




빨대의 경제학 - 젠트리피케이션




처음엔 빈 땅이었다

바람따라 몇 톨

참새 궁둥이에 묻어 몇 톨

가난한 것들은 그렇게 깃들었다


가는 볕을 꾸고

담벼락 물기를 훔쳐

뿌리도 없이

잎새 몇 장 겨우 세웠다


한 삼년

모질게 버티니

비루한 꽃 대도 솟았다

먼 나비 몇 마리 기웃거렸다


키 작은 그늘이 생겨

개미 집이 생기고

제각기 부지런한 낱알들이

소문으로 여물던 날


삽이 꽂혔다

풀이 뽑혔다

나무가 심겼다

그늘은 찬란하게 사라졌다


처음엔 빈 골목이었다

월세 싸서 몇 

밥값 싸서 몇 몇

가난한 것들이 그렇게 깃들었었건만



201606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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