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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절의 낙상사

취몽인 2018. 2. 4. 19:34

친절의 낙상사.. 김상철

 

 

정자동으로

당구치러 오라던

친절은 떠났다

괴산 즈음

핸들이 서쪽 하늘에 부딪혀

벌벌 떨 때

문자 한 통으로 닿은 기별

복구 어머니 문상은

핑계가 되고 말았다

별로 친하진 않았지

사실 몰랐다는게 맞지

그래도 친절은 친절했다

어두운 동해 기슭

건성건성 국화 한 송이 놓고

상주와도

적절하지 못한 친절을 이야기하고

선술집을 찾았다

인적 끊긴 강구 어디쯤

비루한 도루묵 찌개를 놓고

소주 한 병 겨우 비우고

멀뚱멀뚱 여관에 누웠다

창밖으로 바람이 쏟아졌다

거짓말처럼

친절이 떨어졌다는

떨어져 죽었다는

말도 안되는

밤이

자꾸 바다쪽으로 밀려갔다

정자동 와서

당구치자더니

201802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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