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절의 낙상사.. 김상철
정자동으로
당구치러 오라던
친절은 떠났다
괴산 즈음
핸들이 서쪽 하늘에 부딪혀
벌벌 떨 때
문자 한 통으로 닿은 기별
복구 어머니 문상은
핑계가 되고 말았다
별로 친하진 않았지
사실 몰랐다는게 맞지
그래도 친절은 친절했다
어두운 동해 기슭
건성건성 국화 한 송이 놓고
상주와도
적절하지 못한 친절을 이야기하고
선술집을 찾았다
인적 끊긴 강구 어디쯤
비루한 도루묵 찌개를 놓고
소주 한 병 겨우 비우고
멀뚱멀뚱 여관에 누웠다
창밖으로 바람이 쏟아졌다
거짓말처럼
친절이 떨어졌다는
떨어져 죽었다는
말도 안되는
밤이
자꾸 바다쪽으로 밀려갔다
정자동 와서
당구치자더니
2018020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