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舍廊/時調

하늘재

취몽인 2018. 3. 7. 10:12




하늘재

 

 

천 년 잃은 마의의 길 굳은 뼈로 솟은 월악

면목 없는 관음 딛고 먼 산돌림 따라가면

하늘이 툭 열리는가 바람 먼저 재를 넘네

 

울울창창 늙은 나무 어깨 젖혀 내려보니

만상 씻고 흘러가던 한 세월이 창파로다

팔 벌려 어서 오시라 구비 긴 팔 흔드네

 

꺾인 단장 내려두고 모롱이길 돌아서면

깊은 절집 목어 울음 미륵들의 먼 목소리

아서라 설운 타령들 다 버리면 네가 미륵

 

삼만 년 자비수에 곱은 발목 풀어내고

천 년 영욕 남았거든 수안보에 씻어내라

어기차 허리춤 펴면 햇살 찌르는 하늘재

 

 

201803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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