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
매일
250km 남짓
여행을 합니다
혼자일 때도 있지만
대부분
동행이 있습니다
하루 열 한 시간
타인의 목적지를 향해
스무 명의 동행과 함께 합니다
모르는 길이 많습니다
모르는 이들이 전부입니다
그러니 낯 선 여행이지요
출발 전에는 두렵습니다
하지만
막상 떠나면 떠밀려 갑니다
서울이라는 넓은 사막
어떤 때는 산동네 골목으로
어떤 때는 동서를 가로 질러
끝은 구로동입니다
열 시간을 달리면 어김없이
머리를 구로로 돌립니다
뒷통수에
장거리의 유혹이 떠도
돌아와야 합니다
유효기간은 여섯 시
신데렐라 처럼
뒤돌아 달려야 합니다
짧은 여행은 아니죠
매일 대구를 간다 생각해 보세요
낯 선이와 함께
어쩌면
돌아서야 할 시간이 정해진 게
엄청난 다행이다 싶죠
슬슬 일어나
씻고 나갈 준비를 해야겠네요
또 다른 스무 명과의 여행을 위해
18060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