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舍廊/時調

손님

취몽인 2018. 7. 1. 15:36

손님

 

 

하루종일 누군가

창문을 두드린다

얼굴도 손발도

모두 지워진 모습으로

투두둑

튀겨나가는 그리움만 남기며

 

창문 밖 먼 산 능선엔

오랜 이들의 그림자

윤곽없는 표정들이

희미하게 서성인다

차례가

닿는 때이면 내 창가에 이르려

 

갑자기 쏟아지는

어떤 이들의 발걸음

서둘러 안부만 묻고

물보라로 사라지면

망연히

허공에 긋는 마음 몇 줄 젖는다

 

 

201807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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