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야기舍廊/택詩人

요령 181001 평균의 힘

취몽인 2018. 10. 1. 13:51

요령 181001

 

평균의 힘.

 

모든 일이 그렇겠지만 택시영업에도 기복은 있다.

 

손님 내리면 기다렸다는 듯이 새 손님이 타고 장거리를 갔는데 거기서 또 장거리 가는 손님이 타고.. 미친듯이 잘되는 날이 있는가 하면, 탔다하면 기본요금에 산동네 골목길, 한 시간을 빈차로 돌아다니는 일도 자주 겪는다.

 

잘되는 날이 계속 되지도 않고 잘안되는 날도 계속 되지는 않는다. 하루 잘돼서 오늘도 잘되겠거니 기대하면 바로 뒷통수 맞기 일쑤이다. 그러니 의욕은 냉탕 온탕을 반복하고 심신이 지치기가 쉽다.

그래서 택시 운전은 의외로 멘탈이 중요한 것 같다.

마음이 무너지면 일은 더 안되고, 하기 싫고, 무엇보다 위험하다.

 

다행히 한 가지 느낀 것은, 택시 영업에는 평균이라는 게 존재한다는 것이다.

 

열 시간 운행 중에 전반 다섯 시간이 잘 안되는 날이 있다. 오늘은 안되는 날인가보다. 그냥 그만하고 들어갈까? 하는 생각이 든다. 어젯밤도 그랬다. 휴일 저녁인데 영 신통찮았다. 입금 겨우 할 수 있을까 싶었다. 새벽 세시, 익숙한 동네 어귀에 차를 세우고 삼십분을 그냥 있었다. 들어갈까? 말까? 하면서..

그렇게 시간이 지나 조금 마음이 가라앉을 즈음 콜이 떴다. 사당에서 중계동.. 갔다. 그러곤 다섯시반 충전소 갈 때까지 새벽 거리를 난데없이 신나게 달렸다. 마감 결과는? 월간 평균 수입 정도까지 달성.

 

얼마되지 않았지만 자주 겪는 사례다. 반대의 경우도 있다. 전반에 잘 되다 후반에 꽝 되는.. 골프 라운딩 비슷한.. ㅎㅎ

 

결국 내가 느낀 것은, 택시일은 멘탈을 지키면서 묵묵히 자기 스타일 대로 일을 하면 늘 스스로가 얻는 평균 보상에는 이를 수 있다는 것이다. 그게 어떤 통계적 기제가 작용하는 지는 알 수 없고 그저 반복되는 우연일지도 모르지만 반복되는 경험으로 알게된 사실이니 스스로 신뢰하는 것이 여러모로 유리하다.

 

지금 안돼도 곧 잘 될 수 있다.

보이지 않는 평균의 힘을 믿어라.

지금 그만하면 평균도 어쩔 수 없다.

 

뭐 이런 어줍잖은 깨달음.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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