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야기舍廊/택詩人

카카오 걱정

취몽인 2018. 10. 16. 15:01

카카오 걱정

 

카카오의 카풀 서비스 도입 반대를 두고

택시들이 욕을 많이 얻어먹고 있나보다.

 

교통 수단 이용자의 입장에서 보면 당연히

욕할만한 일이다. 출퇴근 택시 잡기가 얼마나

힘든가? 반면 그 시간에 혼자 운전하고 출근하는

승용차는 또 얼마나 많은가? 자원의 공유로

택시 수급 불균형도 해결하고 에너지 및 교통비

또한 줄일 수 있는 일이니 소비자 입장에선

환영할 일이고, 이에 반대하는 택시종사자들이

집단이기주의자로 보이는 건 어쩌면 당연한

일이다.

 

초보 택시 운전수의 입장에서 보는 이 갈등의

뿌리는 단순하다. 하루 12시간, 한 달 26일

열심히 일을 해서 버는 돈이 잘하면 200~250만원.

하루 일당 10만원이 되지 않는 질나쁜 일자리가

택시기사인데 그나마 카풀 도입으로 그 수입마저

줄지 않을까 하는 두려움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다.

 

서울 택시 요금이 인상될거라고 한다. 기본료 천원

올리고 심야할증 한 시간 늘리는 방안이 유력하다

보도에서 본 것 같다.

계산해보면 하루에 손님을 20명 남짓 태우니

기본료 인상으로 하루 2만원 정도 수입이 는다.

할증 한 시간 확대하면 피크타임 한 시간 수입 2만원의 20%, 하루 4천원 수입이 늘어난다.

합하면 하루 2만4천원 수입이 늘 수 있고 25일

근무하면 월 60만원 정도 수입이 는다.

물론 택시비 인상으로 손님도 줄 것이고, 사납금

인상 6개월 보류가 끝나면 또 다락같이 회사에서

빼앗아 갈 것이다.

 

기본적으로 직업으로서 택시기사의 처우가

열악하다는 데에는 종사자건 이용자건 정책관계자건

공감이 있다고 본다. 6개월 초보가 봐도 그렇다.

잠깐 옆으로 새서, 요즘 길거리 공사 현장에서

경광등 들고 차량 통제하는 아주머니들을 볼 수

있다. 신호수라고 한다. 그 분들 일당이 13만원이라

들었다. 그것도 힘든 일이겠지. 하지만 택시일의

노동강도에 비하면 택시기사의 입장에선 억운할

수 있지 않을까? 이런 상황을 웅변하는 게 회사

택시 운영율이다. 70% 좀 못된다고 한다. 택시

100대중 30대는 운전수가 없어 차고에 서있다.

한 마디로 별 매력은 없는 직업이다.

 

그런데 한쪽에선 먹고살기 힘드니 요금 올려서

좀 더 벌게 해주마 하고, 다른 한쪽에선 손님을

빼앗아갈 카풀 서비스를 한다하니 좀 헷갈린다.

물론 사안이 다르다. 추진하는 주체도 다르다.

그저 헷갈린다는 것이다. 택시 기사 입장에서. ^^

 

카카오 이야기.

카카오콜택시 서비스가 시작 되고 기존의 막강하던

콜택시 회사들은 다 망했다. 한 순간에..

게중에는 제법 많은 투자를 한 사업자도 있을텐데

대책없이, 속절없이 그냥 망했다. 자본의 폭력이

가진 속성을 엄정하게 보여주는 일이다.

택시기사의 입장에서 이 일은 남의 일처럼 보이지

않는다. 지금은 카카오콜 수수료를 받지 않는다.

시장 진입을 위해, 시장지배자의 지위를 조기에

차지하기 위해 대자본이 손쉽게 사용하는 전략이다.

시장지배자가 되고 나면, 시장참여자를 차근차근

착취하면 된다. 초기 투자비는 금방 회수할 수 있다.

그나마 내 돈인가? 소비자가 맡겨 놓은 은행돈이지.

 

카풀앱서비스와 카카오콜 서비스는 시장의 규모로

볼 때 경쟁재로 보이진 않는다. 오히려 문제는

대중교통 중개 서비스의 절대 지배자가 되고 난 후

예상되는 카카오의 착취를 어떻게 견제할 것인가에

있다. 지금도 그들은 그들의 로드맵대로 가고 있다.

그 로드맵에 과연 택시 종사자들의 처우개선에

대한 고려가 담겨있을까? 헛된 꿈이다. ㅎㅎ

자본에게 윤리를 기대하는 일이라니...

 

우왕좌왕 잡썰이 길어졌다. 각설하고.

 

출퇴근 카풀에 불안해하는 택시를 이해해주시라.

밥 그릇 지키기가 욕을 얻어 먹는 건 많이 가진

자들이 그렇게 할 때이다.

 

쥐꼬리 잘리면 쥐는 무서운 법이다.

 

181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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