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6년전 새벽.
아버지는 51년간 이어온 목숨을 놓으셨다. 그때 나는 23살 대학생. 지금은 아버지가
못 살아보신 몇 년의 세월을 더 산 나이가
됐다.
내 눈 앞에서 생사가 나뉘는 순간과 모습을
처음 보았고, 그 후로 다시 본 일도 없다.
눈물을 흘리진 않았다.
실감이 나지 않았다.
세상살이라는 게 실감나지 않는 일의 연속이란 생각을 해본다.
지금의 삶 또한 한 편으로는
실감하지 못하는 한 순간일지 모른다.
그때 아버지는
당신의 생사를 실감하셨을까?
한 이십 년쯤 뒤,
나는 나의 생사를 실감하게 될까?
아버지 얼굴이 아련한 아침이다.
201908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