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야기舍廊/하루 에세이

36년 전의 실감

취몽인 2019. 8. 23. 09:17

36년전 새벽.

 

아버지는 51년간 이어온 목숨을 놓으셨다. 그때 나는 23살 대학생. 지금은 아버지가

못 살아보신 몇 년의 세월을 더 산 나이가

됐다.

 

내 눈 앞에서 생사가 나뉘는 순간과 모습을

처음 보았고, 그 후로 다시 본 일도 없다.

 

눈물을 흘리진 않았다.

실감이 나지 않았다.

 

세상살이라는 게 실감나지 않는 일의 연속이란 생각을 해본다.

지금의 삶 또한 한 편으로는

실감하지 못하는 한 순간일지 모른다.

 

그때 아버지는

당신의 생사를 실감하셨을까?

 

한 이십 년쯤 뒤,

나는 나의 생사를 실감하게 될까?

 

아버지 얼굴이 아련한 아침이다.

 

201908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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